push! push! posh look!

영국 유학을 다녀온 친구를 만나 얘기하던 중 낯선 단어를 빈번히 사용하는 걸 들었다. ‘Posh Blazer’, ‘Posh Hair’, ‘Posh Restaurant’ 등 말끝마다 포시(Posh)를 연발해 영국에서는 어떤 의미로 사용하는지 궁금해졌다. ‘우아한, 화려한, 상류층의’라는 의미인 이 단어는 실제로 영국 교과서에 사용 예문이 있을 만큼 패션, 뷰티, 푸드, 리빙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종종 사용되는 어휘라고 한다. 특히 패션에서는 빈티지 패션(Vintage Fashion)처럼 패션의 한 장르로 널리 통용되고 있어 ‘포시 룩’이라는 용어를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라고. 영국인이 이렇게나 열광하는 포시 룩, 어떤 룩인지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 패션스쿨에서 유학한 ‘블랭크노아’의 임제윤 대표를 만났다.
“우리나라가 한강을 중심으로 서울을 강북과 강남으로 나누듯, 영국의 런던 역시 나이트브리지(Knightbridge) 사이로 서쪽은 웨스트런던(West London), 오른쪽은 이스트런던(East London)으로 나눠요. 패션 역시 확연히 구분되죠. 상류층 자제들의 포시 룩과 가난한 아티스트들의 스트릿,빈티지 룩으로요. 포시 룩은 웨스트런던(West London), 부유층이 사는 지역에서 생활하는 상류층 자제 룩에서 시작되었어요.”

패셔너블한 런더너들의 룩
임제윤 디자이너는 웨스트런던 포시 룩의 대표 아이템으로 트위드 재킷, 목 위로 세운 셔츠 칼라, 자연스럽게 세팅된 머리, 자수가 놓인 블레이저를 꼽았다. 엄연한 계급사회인 영국에서 귀족 이상,상위 0.01%의 삶을 사는 이들이 거주하는 웨스트런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로, 승마와 쇼핑을 즐기는 삶에 꼭 맞는 맞춤형 룩이라고 한다. 소수 몇 명이 향유할 수 있는 패션이었던 포시 룩은 빅토리아 베컴으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명품 매장에 들러 하루에도 몇 억씩 옷을 구매하던 포시 룩의 상징, 빅토리아 베컴이 중고가의 브랜드를 론칭하며 새로운 의미의 포시 룩이 탄생한 것. 명품만 입던 그녀가 자신의 브랜드 옷을 명품과 믹스 매치해 연출하며 디자이너 브랜드나 빈티지 아이템, 스트리트 패션이 포시 룩에 흡수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지금 영국 런던의 포시룩은 기존의 상류층 자제 룩인 웨스트런던 룩의 의미보다는 하이패션을 흡수한, 패셔너블한 런더너룩으로 통용된다. 임제윤 디자이너는 지금 패션계에서의 포시 룩의 의미를 이렇게 정의했다. ‘호화롭지만 절제되어 있는 강인하고 성숙한 여성의 룩.’ 대표 인물 역시 평민 출신이던 영국의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과 러시아 <하퍼스 바자> 에디터였던 미로슬라바 듀마를 꼽았다. 왕세자비와 패션 에디터, 다를 것만 같은 이 둘의 룩을 자세히 살펴보니 의외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흐트러짐 없이 완벽한 풀 착장은 물론 당연한 것이지만, 명품과 디자이너 브랜드, 명품과 빈티지 제품 사이의 긴장감 있는 믹스 매치 스타일링 센스가 그것이다.

영국에서의 포시 룩에 대한 설명을 듣다 보니 문득 우리나라의 포시 룩이 궁금해졌다. 임제윤 디자이너에게 우리나라 포시 룩의 아이콘을 물었더니 곧바로 이영애라 대답했다. 우아하며, 절제되어 있으면서 가장 아름답다고. 또 브라운관 속 아나운서의 옷차림 역시 넓은 의미에서 포시 룩에 속한다고 한다. 허리에 꼭 맞는 일자바지, 무릎 아래로 잘 재단된 미디스커트, 허리 라인이 살아 있는 고급 소재의 코트, 9㎝ 굽의 하이힐, 단정한 디자인의 토트백 등 여성스럽고 우아한 포시 룩의 키 아이템을 주로 착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피스 룩 역시 포시 룩에 포함할 수 있을 만큼 우리나라 여성은 패셔너블해 대체로 영국에서 포시하다는 칭찬을 많이 듣는다고.

“명품이라 불리는 아이템을 착용하는 것도 포시 룩을 연출하는 방법이지만, 포시 룩의 기본은 바른 자세에 있어요. 여성의 라인을 가장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바른 자세야말로 포시 룩의 핵심이죠.”한국에서 멋지게 포시 룩을 연출하고 싶다면? 먼저 명품을 구입하기보다는 바른 자세로 걷고 앉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배에 힘을 주고 걷는 것만으로도 몸의 숨겨진 라인이 드러날 뿐 아니라 좀 더 당당하고 우아해 보이는 효과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어깨, 허리, 다리, 발목 중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여성스러운 라인을 찾아 은근히 드러내는 것, 이렇게 단 두 가지만 명심해도 당당하게 웨스턴런던을 걷는 런더너와 같은 포시 룩을 당신도 연출할 수 있다.

http://fashion.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3/03/2015030302187.html?life

/여성조선
진행 고윤지 기자 도움말 임제윤(블랭크노아 대표) 사진 조선DB, 트렌드포스트(02-6925-6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