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기 성남시 마인즈랩 사무실에서 만난 유태준 대표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스피커 ‘초롱이’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유 대표는 “조만간 인공지능이 콜센터 직원을 대신해 회사로 걸려온 상담 전화에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상훈 기자

22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있는 마인즈랩(MindsLab) 사무실. 이 회사 유태준(51) 대표가 원통형 탁상 스피커를 향해 “얘 초롱아, 태국 수도는 어디지?”라고 묻자, 여자 목소리로 “태국 수도는 방콕입니다”라는 답이 흘러나왔다. “비틀스의 ‘예스터데이’ 들려줘”라고 하자 노래가 흘러나왔다. 초롱이는 마인즈랩이 개발 중인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스피커로 개인 비서 역할을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IT(정보기술)기업 아마존이 상용화한 ‘에코’와 비슷하다.

3년 전 설립된 마인즈랩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음성인식 소프트웨어(SW)를 만드는 벤처기업이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 PwC에서 IT(정보기술) 담당 컨설턴트로 근무했던 유 대표가 퇴직금을 털어 설립한 회사다. 직원 35명의 작은 회사지만 최근 LG유플러스·네이버 등으로부터 70억원을 투자받았다. 국내 인공지능 벤처가 유치한 금액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유 대표는 “1년 후 500억~1000억원대의 대규모 투자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음성인식에 인공지능 결합… 콜센터 상담 자동분석

현재 마인즈랩의 주력 상품은 작년 하반기에 출시한 콜센터 상담 분석 시스템이다. 고객과 상담원의 통화 내용을 그대로 문자로 옮기는 동시에 핵심 내용을 자동 분류해 준다. 예컨대 고객이 “지금 제 포인트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까요?”라고 전화로 물으면 이 문장이 콜센터 관리자의 화면에 뜨면서 동시에 핵심 키워드로 ‘포인트 확인’이 나타나는 식이다. 유 대표는 “관리자가 수많은 통화를 일일이 다시 들어보지 않아도 상담 내용과 고객의 요구사항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사·금융사 등 20여 개 기업이 마인즈랩의 시스템을 콜센터에 적용하고 있다. 최근엔 미국에서도 첫 사업을 수주해 다음 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유 대표는 “영어를 쓰는 현지 음성인식 업체들과 경쟁해 사업을 따냈다”고 말했다.

여기에 쓰는 음성인식 기술은 학습을 통해 인식률을 높인다. 기보(碁譜)를 대규모로 학습해 바둑을 익힌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비슷하다. 유 대표는 “코막힘 소리, 쉰 목소리 등 다양한 음성과 그 음성으로 발음한 글자를 짝지은 데이터를 대량으로 입력해 인식률을 끌어올린다”며 “영어 음성인식의 경우 이 학습에만 5400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그는 인문·사회과학 전공자 중심으로 인공지능 학습 전담 조직까지 만들어 한국어·영어 인식률을 합격 수준인 86%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는 “앞으로는 사람 사이의 통화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인공지능이 사람 대신 상담하는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며 “현재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을 시범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민기 기자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