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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저는 제 동생을 지키는 자" 군중 울린 오바마

감사또감사 2016.08.30 12:21 Views : 303

배철현 서울대 교수의 '위대함의 DNA, 묵상과 컴패션'

배철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
배철현〈사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가 현대기아차 인문학 콘서트에서 '위대함의 DNA, 묵상과 컴패션'이란 제목으로 강연한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1. 위대함의 첫째 DNA '묵상'

무엇이 위대한 국가, 위대한 기업, 위대한 사람을 만드는가? 우리가 닮으려고 노력하고 삶의 기준으로 삼는 위인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신에게만 온전히 시간과 정성을 투자하는 '묵상'을 습관화한 사람이란 점이다.

보스턴에서 북서쪽으로 차를 타고 40분 정도 달리면 한적한 도시 콩코드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월든이란 호수가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라는 철학자가 1845년부터 2년간 이 호수 북쪽에 기거하면서 '월든'이란 책을 써서 유명해졌다. 그는 손수 집을 짓고 밭을 일궈 자급자족 하며 살았다. 그가 살던 오두막에 가면 푯말이 하나 등장하는데 이렇게 쓰여 있다. '나는 숲에 간다. 삶의 가장 본질적인 것들만을 대면해 보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숲에 간다. 삶의 가장 본질적인 것들만을 대면해 보고 싶기 때문이다.'
플릭커
소로는 인생의 핵심을, 자신만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혼자 있는 시간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외로움'이다. 상대방의 부재를 절감하는 상태, 심지어는 남들과 같이 있어도 심리적으로 혼자인 상태다. 반면에 상대방의 부재를 느끼지 않고 홀로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상태를 '고독'이라고 한다. 영어에선 전자를 'loneliness'라 하고 후자를 'solitude'라고 한다. '외로움'과 '고독'이 모두 혼자 있는 시간이지만 고독은 명상, 내적인 탐구와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다.

자아 발견을 위한 고독을 고대 그리스어로 '테오리아(theoria)'라고 불렀다. 영어 단어 'theory'가 여기에서 유래했다. 테오리아는 중세 교회에서 라틴어로 '콘템플라티오(contemplatio)' 즉 '내면 보기' '내면 관조하기'로 번역됐다. '콘템플라티오'라는 라틴어 단어의 원래 의미는 '하늘의 독수리의 눈을 가지고(con), 자신이 우주의 중심(temple)으로 가고 있는지 관조하는 행위'다.

오스트리아의 위대한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에게 어느 청년이 시 한 수를 보내며 시인이 될 수 있는지 알려 달라고 했다. 릴케는 그 청년에게 말한다. "당신은 밖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지금 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그 어느 누구도 당신을 충고하거나 도와줄 수 없습니다. 당신 안으로 들어가십시오. 당신이 시를 써야 하는 이유를 찾아내십시오. 칠흑 같은 밤중에 자신에게 물으십시오. '내가 시를 써야만 하나?'"

고독한 묵상을 통해서만 심오한 독서와 예술에 심취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음미할 수 있다. 묵상은 우리에게 '자유'를 선물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딜 수 없는 사람과 기업은 혁신하지 못하는 이류 인생, 이류 기업이다.

2004년 미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시 연방 상원의원 후보였던 오바마는 미국민을 감동시킨 이 연설을 발판으로 전국적인 스타로 부상했다.
2004년 미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시 연방 상원의원 후보였던 오바마는 미국민을 감동시킨 이 연설을 발판으로 전국적인 스타로 부상했다. / AP
2. 위대함의 둘째 DNA '컴패션'

다윈의 진화론은 오늘날 생태계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이고, 당시 등장한 자본주의 경제의 정신적인 토대였다. 다윈은 유인원의 본능을 '이빨과 발톱이 피로 물든(red in tooth and claw)'이라고 정의한다. 영국 시인 앨프리드 테니슨이 지은 추모시에서 따온 이 구절을 다윈은 자연선택 이론의 두 틀인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을 설명하기 위해 인용했다. 뒤에 리처드 도킨스는 이를 '이기적 유전자' 이론으로 정리했다. 오늘의 기업들은 여기에 근거해 이기적인 경쟁력을 인간 승리의 비밀로 착각하고 있다.

1970년대 인간의 뇌 구조를 연구하여 얻은 뇌의 삼층이론(tribune brain theory)에 의하면, 온혈 포유류의 뇌는 뇌간(腦幹)과 뇌간 위쪽의 여러 부분을 총칭하는 대뇌변연계(大腦邊緣系), 그리고 지성과 감성의 중추로 불리는 대뇌신피질(大腦新皮質)로 구분된다.

파충류의 뇌는 뇌간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본능과 생존에 관련된 자기방어와 공격에 대한 반사신경이 입력되어 있다. 이 뇌는 다음 네 가지만 한다. '먹고(feeding)' '싸우고(fighting)' '도망치고(fleeing)' '번식하기(reproduction=fxxx)'다. 우리가 파충류 선조들에게 이어받은 DNA가 바로 '이기적 유전자'다. 우리는 지위, 권력, 명예, 섹스, 생존을 위해 산다. 그러나 포유류는 오랫동안 셋째 뇌를 발전시켜왔다. 이것은 세계와 우리 자신에 대해 숙고하고,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격정으로부터 한 걸음 떨어지는 추론 능력의 발상지다.

사람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뇌 크기를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그러다 보니 문제도 생겼다. 자식을 낳으려면 어미가 거의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머리가 아직 많이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 태아를 되도록 일찍 낳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의 태아는 아주 미성숙한 상태로 태어난다.

인간이 다른 포유류와 다른 점이 또 있다. 인간은 털이 별로 없다. 오래 달리며 사냥하기 위해 몸에서 점점 털이 없어졌다. 그 어미가 털이 없기 때문에 인간의 아기는 어미에게 매달릴 수 없다.

결국 인간의 아기는 이래저래 태어나 몇 년간은 어미의 돌봄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부모의 '전적으로 이타적인' 돌봄은 아이의 생존에 필수적이며, 아이는 어미의 행동을 통해 '이타적인 노력과 헌신'이 인간 생존의 기초라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배운다.

이것이 바로 '컴패션(compassion)', 즉 자비(慈悲)다. 컴패션은 '다른 사람의 고통(passion)을 자신도 함께(com) 느껴, 그 고통을 덜어주려고 애쓰는 행동'이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에게 고통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이다.

아랍어에선 컴패션을 '라흐민(rahmin)'이라고 한다. '어머니의 자궁'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단어 '레헴(rehem)'과 같은 어원이다. 어머니와 아이의 원초적인 관계, 인간과 인간 간 관계의 원형은 바로 라흐민이다.

인간의 내면에 새겨진 이기적인 본능과 이타적인 모성애의 갈등이 인류 최초의 살인 사건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카인의 아벨 살인 사건이 그것이다. 아담과 이브가 천상의 공간에서 나온 후 쌍둥이를 낳았다. 형의 이름은 '획득하다, 장사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카인'이고, 동생 이름은 '곧 없어질 존재, 허무함'이란 의미를 지닌 '아벨'이다. 농부인 카인과 목동인 아벨이 신에게 제사를 지낸다. 신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아벨의 제사를 더 반긴다. 이에 화가 난 카인이 아벨을 죽인다. 그러자 신이 카인에게 묻는다. "네 동생 아벨이 어디 있느냐?"

이에 대한 대답을 누구보다도 감동적으로 말한 사람이 있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다. 2004년 7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렸다. 존 케리 상원의원을 2004년 대선 후보로 지명하기 위한 대회였다. 존 케리 의원은 당시 무명에 가까운 한 인물에게 기조연설을 맡겼다. 민주당 상원의원에 출마한 오바마였다. 그는 전당대회에 참여한 민주당원뿐만 아니라 TV를 통해 시청하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호소한다.

"만일 시카고 남부에 글을 읽지 못하는 소년이 있다면, 그 아이가 제 아이가 아닐지라도, 그 사실은 제게 중요합니다. 만일 어딘가에 약값을 지불하지 못하는 노인이 의료비와 월세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그녀가 제 할머니가 아닐지라도 제 삶마저 가난하게 됩니다. 만일 어떤 아랍계 미국인이 정당한 법적 절차 없이 체포당했다면, 그것은 제 시민권에 대한 침해입니다."

군중은 연설에 숨을 죽였다. 그들 마음속에 숨겨졌던 자비와 희망의 불씨에 다시 불을 붙였다. 몇몇 사람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오바마의 연설은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저는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믿음이 있습니다. 저는 제 동생을 지키는 자입니다! 저는 제 여동생을 지키는 자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 나라를 작동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로 하여금 우리가 개인적인 꿈을 추구하지만 하나의 미국이란 가족으로 모이게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제 동생을 지키는 자입니다"라는 구절은 바로 성서 창세기 4장 아벨 살인 사건 이후 신이 했던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오바마는 성서의 내용을 깊이 묵상한 자였다. 거기에서 발견한 혜안으로 미국 국민을 감동시켰다.

신은 지금 우리 모두에게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고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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