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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양재 목사

감사또감사 2016.11.01 12:56 Views : 673

◆김양재 목사=4대째 모태신앙이다.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니며 피아노 반주도 했다. 그러나 그는 당시를 돌아보며 “껍질 뿐인 신앙이었다”고 말한다.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서울예고와 총신대 강사를 역임했다. 결혼과 사별을 겪으며 신앙의 깊이가 달라졌다. 백석대학교 기독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하고 현재 큐티선교회 대표와 ‘우리들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 『날마다 큐티하는 여자』(홍성사), 『날마다 살아나는 큐티』(두란노), 『절대순종』(두란노) 등이 있다


[중앙일보 백성호.오종택]
소문이 파다했다. “‘우리들교회’에 여자 목사님이 있다더라.” “설교를 들으면 가슴이 운다더라.” “요즘 서울 강남에서 교인 수가 늘어나는 거의 유일한 교회라더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대형교회를 제치고 네티즌 접속 순위 3·4위에 올랐단다.”

궁금했다. ‘우리들교회’가 입소문의 주인공이 되는 이유가 뭘까. 그런 물음을 안고 3일 서울 대치동 휘문고를 찾았다. 교회 건물이 따로 없어서 휘문고 체육관을 빌려서 매주 수요일 저녁과 일요일에 예배를 보고 있었다. 교회 사무실 공간도 얼마 전까지는 학교 창고였다.

거기서 ‘우리들교회’ 김양재(59) 담임목사를 만났다. 그는 “처음부터 목사가 되려고 한 것도 아니고, 목회를 하려던 것도 아니었다”며 말을 꺼냈다. 궁금증은 더 커졌다. 수첩을 꺼내 ‘소문의 이유’를 하나씩 적었다.

- 왜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예배를 보나.

“처음에는 우리 집에서 소박하게 시작했다. 그런데 사람이 늘어났다. 공간이 좁아서 학교를 노크했다. 서울과 경기도 일대 미션 스쿨과 학교에 문의를 했다. 다들 ‘노(NO)’라고 하더라. 그런데 고맙게도 미션 스쿨이 아닌 휘문고에서 학교 식당을 쓸 수 있게 해줬다. 교인 수가 늘어나 지금은 학교 체육관에서 예배를 보고 있다. 공간이 필요했을 뿐, 굳이 강남에서 목회를 할 생각은 없었다.”

2002년 10월 김 목사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개척 기도모임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열 세 가정이 모였다. 50명 남짓 됐다. 그해 말에는 200명으로 늘었다. 집이 너무 좁아 학교를 수소문했다. 지금은 출석 교인 수만 4500명에 달한다. 한여름 체육관에서 예배를 드릴 때도 냉방이 안 된다. 교인들은 땀에 흠뻑 젖은 채 얼린 패트병과 수건을 안고서 설교를 듣는다. 겨울에는 난방이 안 된다. 담요를 덮어쓰고 털신을 신고서 설교를 듣는다. 그래도 중간에 자리를 뜨는 이는 없다.

- 사람들이 왜 설교를 찾나.

“사람들은 대개 ‘인격’이란 가면을 쓰고 상대를 만난다. 인격보다 중요한 게 나의 본모습이다. 이제는 벗고 만나야 한다. ‘우리들교회’는 일종의 ‘목욕탕’이다.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며 발가벗고서, 서로 때를 밀어주는 거다. 그럴 때 시원해지는 거다. 가출 직전, 부도 직전, 이혼 직전, 자살 직전의 사람들이 그렇게 치유가 되는 거다. 그래서 찾아오는 거다.”

- 교회가 ‘목욕탕’이 되는 건 쉽지 않다.

“물론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치부를 다들 감춘다. 교회에서조차 숨기려 한다. ‘우리들교회’에선 서슴없이 공개적으로 털어놓는다. ‘나는 불륜을 저질렀다’ ‘정말 남편을 증오했다’ ‘나는 문제아였다’ 등등. 몇 사람만 그런 게 아니다. 대부분 그렇다. 치부를 드러내고, 죄를 솔직하게 고백할 때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그렇게 내가 죄인임을 인정할 때 비로소 진정한 신앙 생활이 시작되더라.”

- 그런 고백은 시킨다고 되는 게 아니지 않나.

“맞다. 그래서 나부터 고백했다. 이혼도 수없이 생각했고, 죽으려고 자살 시도까지 했던 과거를. 겉으로는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었으나 속으로는 멍이 들어서 엉망이었다. 37세 때 급성간암에 걸린 남편과 사별했다. 교인들에게 그런 얘길 다 털어놓았다. 목사가 죄를 고백하니까 사람들이 ‘아! 우리와 똑같구나’라며 위로를 받더라. 그러고선 자신들 얘기도 다들 오픈을 하더라.”

- 오픈하는 게 왜 중요한가.

“1907년 ‘평양대부흥’ 때도 그랬다. 길선주 장로가 먼저 ‘친구의 돈을 훔쳤다’며 죄를 고백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죄를 고백하며 대부흥이 일어났다. 무슨 뜻인가. 나의 죄, 나의 연약함을 깨닫고 드러내는 거다. 그걸 깨닫지 못하는 신앙은 박제일 뿐이다.”

요즘 목회자들 사이에 오가는 말이 있다. “설교할 때 ‘고난’ 얘기를 하면 교인이 반으로 줄고, ‘죄’ 얘기를 하면 아무도 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김 목사는 “자신의 죄를 봐야 한다. 십자가와 부활의 영광은 둘이 아니라 하나다. 그래서 내가 먼저 희생하고, 내가 먼저 죽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목사님의 회심(회개) 순간을 말해달라.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 사업이 망했다.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힘겹게 학교를 졸업했다. 의사인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시댁은 부유한 기독교 집안이었으나 유교적 전통이 너무 강했다. 5년 동안 조선시대식 시집살이를 했다. 피아노도 못 치고, 책도 못 읽고, 걸레질만 했다. 집밖에도 거의 못 나갔다. 시장도 가정부가 갔다. 내 삶이 이해되지 않았다. 착하게 사는 데 왜 이리 힘이 들까. 죽고 싶었다. 이혼을 각오하고 가출도 했다. 그러다 성경을 보면서 깨달았다.”

- 뭘 깨달았나.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에게 ‘하나님과 재물을 같이 섬길 수가 없다’(누가복음 16장13~14절)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돈을 좋아하는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비웃었다고 한다. 겉으로는 모범생인 그 바리새인이 바로 나더라. 내가 돈과 성공을 좋아해서 피아노를 치고, 결혼도 했더라. 그걸 깨달았다. ‘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교만하구나. 내 속에 사랑이 하나도 없구나. 겉으로 순종했지만 인정받기 위해서 순종했을 뿐이구나.’ 그걸 처절하게 깨우쳤다. 지금 내 삶이 살아온 날의 결론이란 것을 깨닫고 눈물의 회개가 시작됐다.”

‘우리들교회’ 설교는 듣는 걸로 끝나지 않는다. 교인 대부분이 일상에서 스스로 성경을 묵상하는 ‘큐티(Quiet Time의 약자)’를 하고 있다. 큐티에서 길어올린 깨우침을 자신의 생활에 적용한다. 김 목사는 “주입식 신앙을 통해선 삶의 암초를 해결하지 못한다. 큐티를 통해 자립신앙의 힘을 기르면 암초를 넘어가고, 암초를 다스리는 힘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기복성 신앙도 강하게 경계했다. “교회에서도 ‘다오 다오’ 신앙이 많다. 다들 하나님이 주시는 떡고물을 바란다. 그게 아니다. 연애할 때를 보라. 장미꽃과 다이아몬드를 아무리 받아도 무슨 소용이 있나. 그 사람 자체가 내게 와야지. 신앙도 그렇다. 하나님의 떡고물이 아니라, 하나님 자체가 내가 받는 상이 돼야 한다.”

‘우리들교회’는 매주 헌금액과 출석 교인 수를 주보에 공개한다. ‘투명한 교회’를 지향하는 김 목사는 자신의 저서 인세도 교회에 헌금한다. 재정관리는 평신도운영위원회에서 맡고 있다. 기독교계에는 여성 목회자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그런데도 ‘우리들교회’의 남성 교인 비율은 다른 교회보다 더 높다. 여자냐, 남자냐가 아니라 예수를 향한 목마름을 채워주느냐, 아니냐를 따지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의 내일에 대한 희망, 그걸 ‘우리들교회’에서 언뜻언뜻 봤다.

백성호 기자 ,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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