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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품고 있는 이곳, 장난 아니네

Simbang 2012.08.09 17:04 Views : 978

신안 증도 속 한반도 모양 해송숲·바닷가 해송숲길... 일품입니다

▲ 바닷가 해송숲길이 예쁘다. '슬로시티' 신안 증도의 우전해변을 따라 이어진 숲길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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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휴가철이다. 더위를 피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뜨거운 태양에 맞서 바다에 온몸을 던지는 게 좋다는 사람도 있고, 더위를 피해 시원한 숲 속으로 들어가는 게 더 낫다는 사람도 있다. 한적한 농어촌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제일 좋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더위를 피하면서 박진감 넘치는 재미까지 만끽할 수 있다면 그만큼 좋은 피서가 없을 듯하다. 그래야 즐겁고 기억에도 오래 남을 것이다. 남도에서는 '슬로시티' 신안 증도가 박진감 넘치는 즐거움에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추억까지 선사할 수 있는 곳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증도는 느리게 사는 섬이다. 생활도 직선보다는 곡선으로 모나지 않다. 나지막한 집들, 구불구불한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길까지 눈에 보이는 풍경이 고요하다. 하지만 이 고요함 속에 담긴 자연 에너지는 그 어느 곳보다 충만돼 있다.

 

게르마늄 가득한 갯벌이 그렇고, 갯벌 위를 뛰어다니는 다이내믹한 짱뚱어가 그렇다. 햇볕과 바람의 힘으로 완성되는 천일염, 청정바다에서 건져낸 펄떡이는 해산물, 해안을 푸르게 만드는 해송 숲 등등. 모두가 자연의 에너지를 듬뿍 머금고 있는 섬이다.

 

▲ 한반도를 빼닮은 해송숲. S자로 구부러진 오른편이 우전해변이다. 신안군 증도에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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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정봉 전망대와 한반도 모양의 해송숲. 상정봉은 증도면사무소 뒷산에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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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이 한창이다. 간밤에 우리 선수들의 금메달 소식을 지켜보며 밤잠을 설쳤다. 그런데 텔레비전에 비치는 경기장에 태극기와 한반도 모양의 단일기가 펄럭이는 게 보였다. 나도 모르게 뭉클한 감정이 불쑥 생겨남을 눈치챌 수 있었다.

 

증도에는 텔레비전에서 본 '한반도'가 있다. 증도 우전해변의 해송숲이 한반도 지형을 쏙 빼닮았기 때문이다. 부드럽게 휘어진 우전해변은 우리나라 지도의 동해안을 이루고 있다. 짱뚱어다리가 있는 갯벌은 서남해안과 흡사하다. 서해안은 간척지로 돼 있다. 뭍은 해송숲으로 우거져 있다. 이곳에는 남과 북을 갈라 놓은 철조망 같은 것도 없다. 온전히 하나 된 한반도 모습 그대로다.

 

이렇게 해변을 따라 조성된 해송숲은 본디 방사림이다. 바닷바람에 실린 모래가 농경지로 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심은 소나무다. 한국전쟁 직후에 심은 게 자연의 풍화작용과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빚어낸 걸작이다.

 

한반도 모형은 상정봉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 상정봉은 증도면사무소 뒤편에 있는 산봉우리다. 면사무소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20∼30분 정도 올라가면 된다. 거리가 1.5km 되는데, 산길이 가파르지 않아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오를 수 있다. 올림픽과 휴가가 맞물린 요새 가면 평소보다 더 색다른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공의 흔적이 없는 이곳... 참 좋습니다

 

▲ 증도의 천년 해송숲. 우전해변을 따라 예쁘게 다듬어진 숲길이 10리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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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송숲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없다. 평평한 숲길을 따라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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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의 천년 해송숲도 매력적이다. 한반도 모양의 지형 속에서 뭍을 이뤘던 그 방사림이다. 해송숲은 우전해변을 따라 이어져 있다. 숲길이 짱뚱어다리와 우전해변이 만나는 곳에서 엘도라도리조트 옆 신안갯벌센터까지 4km 정도 된다. 출발점이 한반도 지형의 땅끝이라고 가정하면 백두까지 숲길로 이어진 셈이다.

 

요즘처럼 햇볕 짱짱한 날에도 그늘이 드리워져 시원하다. 바닷바람도 솔솔 불어온다. 숲도 다소곳하고 예쁘다. 길도 해변의 모래만큼이나 푹신하다. 바닷바람이 옮겨놓은 모래와 낙엽이 섞여 보드랍다. 부러 다듬어놓은 것도 아닌데 오르막과 내리막도 거의 없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해변 풍경도 멋지다. 인공의 흔적이라곤 길을 안내하는 무릎 높이의 동아줄이 전부다. 두런두런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 해변 그늘막이 줄지어 서 이국적인 우전해변. 모래의 입자가 가늘고 부드러워 물놀이하기에 좋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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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전해변과 증도면소재지 사이 갯벌을 가로질러 놓인 짱뚱어다리. 갯벌에 짱뚱어가 지천이어서 이름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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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전해변에서 해수욕 한 번 하는 것도 좋다. 우전해변은 뻘과 모래가 섞인 해수욕장인데, 백사장 길이가 4km 정도 된다. 다도해의 풍광과 어우러져 멋스럽다. 모래의 질도 곱다. 편의시설도 많다. 해변그늘막도 줄지어 있어 이국적이다. 썰물 땐 이 모래사장에 갯벌이 드러난다. 물이 차면 해수욕을, 빠지면 갯벌마사지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우전해변 끝자락은 드넓은 갯벌과 이어진다. 그 갯벌이 광활하다. 땅에서 지평선, 바다에서 수평선을 이야기하듯이 '개평선'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우전해변과 면소재지 사이 갯벌을 가로질러 놓인 다리도 예쁘다. 길이 470m의 다리 아래로 짱뚱어가 지천이어서 '짱뚱어다리'라 이름 붙었다.

 

이 갯벌에서 3일 섬갯벌축제도 시작됐다. 5일까지 열리는 축제는 흥미진진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느려서 행복한 '갯벌운동회', 어느 팀이 더 느리게 가는지를 시합하는 '느림 자전거 이어 달리기'도 있다. 갯벌에서 하는 씨름, 해변 개매기, 백합 캐기도 가능하다.

 

요즘 머드 마사지를 많이 하는데, 이곳에서 머드팩 한번 해보는 것도 좋다. 굳이 머드팩이 아니더라도 갯벌에서 숨을 쉬며 노는 것만으로도 우리 몸에 좋다. 얼마 전 전라남도가 자연치유에 좋은 해변과 섬, 숲 25곳을 선정해 발표한 바 있다. 증도는 우전해변과 섬, 해송숲이 모두 만성피로를 풀어주면서 피부질환 치료와 미용에 좋은 곳이라며 '전남 해(海)·도(島)·림(林)'에 포함됐다.

 

우리나라에서 단일염전으로는 제일 큰 태평염전에서 염전체험해 보는 것도 색다르다.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고, 이것을 수확해보는 체험이다. 체험은 축제기간과 상관없이 맑은 날에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염전체험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살아있는 자연과 과학을 배우고, 조상들의 지혜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해안드라이브 즐기다 풍성한 먹거리까지 꿀꺽

 

▲ 증도 갯벌에 사는 갯벌생물. 게와 짱뚱어, 바다고둥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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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평염전 한쪽에 자리하고 있는 염생식물원. 함초와 칠면초 등이 빼곡한 식물원을 가로질러 나무데크가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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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에는 한반도 지형의 숲과 숲길, 그리고 갯벌과 염전 외에도 다른 가볼만한 곳이 많다. 태평염전과 함께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소금박물관 견학도 괜찮다. 그 앞에 갯벌 습지와 어우러진 염생식물원도 가볼만 하다. 함초, 칠면초 등으로 빼곡하다. 박물관 옆 산중턱에 있는 소금밭전망대에 올라가서 드넓은 염전을 내려다보는 것도 운치있다.

 

송·원나라 때 유물이 발굴됐던 방축리 방면으로 해안 드라이브를 가는 것도 좋다.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화도도 가볼만 하다. 증도에 딸린 유인도인 화도는 물이 빠지면 노두가 드러난다. 그 길이가 1km가 넘는다. 갯벌 사이로 드러난 이 길을 따라 걸어갈 수 있다. 자동차를 타고 들어갈 수도 있다. 화도는 슬로시티 속의 슬로시티다.

 

증도는 먹을거리도 품격 있다. 요즘 민어가 제 철이다. 증도는 지도, 임자도와 함께 민어가 많이 나는 섬이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민어를 맛볼 수 있다. 증도 갯벌은 짱뚱어의 텃밭이기도 하다. 생김새는 볼품없지만 '갯벌의 쇠고기'라 불릴 만큼 영양가 높은 게 짱뚱어다. 뼈와 살을 함께 고아 끓인 육수에 된장과 시래기, 무 등을 넣어 걸쭉하게 풀어낸 탕이 별미다. 민어와 짱뚱어 모두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이기도 하다.

 

방축리 오산마을 슬로푸드점에서는 옛날 시골밥상 그대로를 받아볼 수 있다. 숙박시설도 부족하지 않다. 최근 한옥펜션이 몇 군데 생겼다. 마을마다 민박손님을 받는 집도 많다. 해송 숲에 텐트를 쳐도 된다. 모든 게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이지만 증도에서 한 템포 쉬면서 슬로시티의 낭만과 여유 누려보면 어떨까. 지금까지 경허해보지 못한 특별한 여름휴가가 되겠다.

 

▲ 소금밭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태평염전 풍경. 염전의 끝자락이 아스라해 '염평선'이라 불러도 괜찮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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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도 갯벌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여행객들. 증도는 '자전거의 섬'답게 자전거를 타고 돌기에 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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