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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청소년 LAMB LETTER #5 (1)

Admin 2015.04.11 07:03 Views : 644

A.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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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제 겨우 16살의 캄보디아소년입니다.  '절망 속에 버려진 인생'이라는 표현이 어울린 인상.  처음 오피스에서 그를 만났을 때 "어쩌면 저렇게 흉칙하게 보일까?" 그에대한 저의 첫 인상이었습니다.  거무칙칙한 피부, 심히 작은 몸집, 그리고 마치 문둥병자같이 여드름이 허옇게 곪아서 터지기 직전의 모습이었습니다.  그 얼굴이 저를 보더니 씩 웃으면서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요. 크리스챤 아줌마지요?" 하는 것입니다.  "그렇단다.  너는 처음 보는 아이구나.  너는 예수 믿냐?"  "아니요.  저는 그런 것 필요 없어요." 하더니 홱 돌아서서  들고 있던 빗자루로 밑바닥을 쓸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주에 그를 다시 만났습니다.  얘기를 해보니  한마디로 노는데 미쳐 버린 아이였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요?  캄보디아에서 온 "보트피풀(BOAT PEOPLE)"인 부모님은 어머니의 심한 도박 때문에 헤어지고 아버지는 자녀들을 남겨 둔 채 딴 주로 훌 훌 떠나 버렸답니다.  그의 어머니는 새로 만난 불란서 남자 친구와 함께 어느 카지노에서 네 살 난 여동생을 데리고 아예 24시간 얹혀 살면서 도박에 빠져 있다나요.  그의 형제들은 이곳 저곳으로 흩어지고  누나는 남자 친구와 살면서 임신 중이라고 합니다. 

 

그는 마약 쟁이 사촌 집에서 잠시 기거하다 이곳 저곳으로 부평초 인생을 살았어요.  나쁜 친구들과 함께 도둑질한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다가 이곳으로 붙잡혀 오게 되었답니다.  눈앞에 널려 있는 것이 마약인 환경이니 그 역시 심한 마약쟁이가 되었습니다.  학교는 언젠 가부터 중단하였고  돈이 필요하면 마약 들고 나가서 팔아 쓰고 옷이 필요하면 도둑질해서 입고 절제된 삶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그가 익숙한 것은 무질서, 황폐함 그리고 외로움이었습니다.  따뜻한 밥에 부모의 가르침과 보호 속에서 자라야 할 어린아이가 '거리의 방랑아'가 되어 버렸습니다.  평화스런 가정, 사랑하는 가족, 그것은 그가 알 수 없는 별세계입니다.  왜 이 아이가 하루하루만을 위해서 쾌락을 추구하는지 알 것만 같습니다.  이런삶이 모든 아픔을 잊기 위한 그 나름대로의 방법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다음 주에 저는 먼저 약국에 가서 여드름을 치료하는 약을 샀습니다.  그리고 다시 캠프에 가서 그 얼굴의 고름을 일일이 짜 주고 얼굴을 씻기고 약을 발라 주었습니다.  "너의 어머니가 너를 버렸고 너의 아버지가 너를 잊어버렸지만 너를 사랑하시고 너를 도우시기 위해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않으셨던 한 분이 계시단다."라고 말을 전하니까 그는 대뜸 "예수님 얘기 세요?  저는 과거에 교회에 나가서 하나님을 믿어 본 적이 있지요.  그러나 그 하나님은 저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지요.  지금 그 하나님은 필요 없어요.  그보다도 저는 오히려 재미있게 놀 때가 더 행복해요." 하는거있죠?

 

그 날은 그의 얼굴만 치료해 주고 내버려두었습니다.  그런 후에 몇 번 그를 만났습니다.  왠지 그를 생각하니 측은하기 그지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저녁에 그가 성경 공부를 하겠다고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기도 시간에 혼자서 킥킥거리고 웃지를 않나, 옆의 아이에게 말장난을 하면서 여간 신경을 건드리는 것이 아니네요  몇 주가 지나고 나니 그의 얼굴이 어느새 깨끗해졌습니다.  아주 핸섬해졌다고 칭찬을 해주었더니 좋아하는 모습이라니!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이 서서히 그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렇게 부산스럽던 그의 자세가 차분해지기 시작했고 말씀을 아주 열심히 경청하기도 했습니다. 

 #5 (2)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