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끝자락이라 그리도 무덥던 더위도 한 숨을 돌리는 날,
귀한 가정에서 치루어지고 있는 개인 전시회.
오시는 분들마다 “참 편안하다.” 혹은 “말 그림 정말 좋아요.”라는 말씀들과 함께 나도 덩달아 기운이 쑤욱쑥 나는 날들이었다.
나의 존경하는 스승 빈센트 반 고흐님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오직 씨 뿌리는 사람이고 거두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다.”
어쩌면 그 말은 내게도 적용되지 않을까 싶다.
그림 그리기 십년 오직 그리기만을 위해 달려온 것 같다.
내 첫 작품이 말 그림이어서 그랬을까 나는 말을 많이 그린다.
가만히 서 있는 말이 아닌 격동적으로 움직이며 다양한 색깔인 내 말은 독특하다. 또 한 움직이는 해바라기, 자전거 타는 사람들처럼 정지된 것보다 일렁이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의 삶이 언제나 똑같지 않고 크고 작은 파도를 타고 움직이듯
나는 그림 속에서 나를 발견한다.
내 그림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주고 싶다.
실망과 좌절은 가까이 두지 말아야한다.
나이 오십에 돈 한 푼 없이 혼자되어 프리웨이를 달리면서 참으로 비참하게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이제 곧 육십을 바라보며 수 백점의 그림 앞에 조용히 머리를 숙여본다.
눈물은 어느덧 그림 밑바닥 깊은곳에 숨어버리고 활활 타오르는 기쁨과 행복이 넘쳐난다.
알리샤 홍 (화가/수필가) www.aalic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