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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내의 화장한 유골을 묻어 달라는 Timothy

MsVictoria 2014.06.04 22:30 Views : 960

 
우리 교회에 40대 후반의 남자가 교회에 나온다. Timothy 라는 이름의 이 중년 남자는 행색이 초라해서 척 보면 밑바닥 인생이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세수를 안했는지 얼굴은 지저분하고 앞의 이빨은 하나 빠져 있고, 얼마 남지 않은 머리는 부수수하고, 옷은 꼬질꼬질하고 배는 불쑥 튀어 나왔다. 교회에 올 때는 좀 씻고 단정하게 입고 왔으면 좋겠구만, 몸에서 더러운 냄새가 날 것 같아 다른 교인들은 가까이 가기도 꺼려 하는 것 같았다.
 
Tim은 공장에서 일하다 혼잣말로 중얼중얼대다가  정신이상자로 진단을 받고, 일자리를 잃고 이제는 정부에서 나오는 심신장애자 최저 생계보조금으로 정신분열증 약을 사 먹으며, 집에서 하는 일없이 지낸다고 한다. 결혼을 한번 했다가 이혼당 하고, 두번째 아내는 작년에 유방암으로 죽었다고 한다. 지금은 부모님 집 가까운 곳에서 방을 얻어 혼자 살고 있다고 한다.
 
하루는 Timothy가 나에게 작년에 죽은 아내의 화장한 유골을 땅에 묻어야 겠는데, 어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나는 그런 일은 장의사에게 문의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장의사가 돈이 없는 자기에게는 대꾸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교회 묘지에 유골을 묻는데 얼마가 드는지 알아보고 답을 주겠다고 했다.
 
교회 묘지 관리위원회장에게 물어 보니, 차로 약 40분 떨어진 교회 묘지에 화장한 유골을 묻으려면 땅과 관리비를 포함하여 약 700 불을 내어야 한다고 했다. 내가 짐작하기로는 Timothy에게 그만한 돈은 없어 보였다. 나는 교회 뒷마당에 있는 나무 옆에 작은 구덩이를 파서 Timothy의 죽은 아내의 유골을 묻어 줄까 생각하다가, 교회 회의를 거치지 않고 나 혼자 일을 처리했다가 나중에 사람들이 알면 문제가 될까봐 Timothy에게 동네 강가에 있는 숲속에 유골을 묻자고 제안했다.
 
오늘 아침에 Timothy가 유골함을 들고 내 사무실에 왔다. 우리는 차로 5분 정도 걸리는 한적한 강가로 갔다. 마침 어떤 사람이 낚싯배를 강에 내리고 있어서 우리는 그 사람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그 사람이 배를 타고 강상류로 갈 때까지 강가의 주차장에서 기다리도록 했다.
 
원래 화장한 유골을 강이나 숲속에 뿌리는 것은 불법이겠지만, 묘지를 살 돈이 없어서 그러는 것이니 하나님이 이해해 주실 것이라며, Timothy에게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했다.
 
Timothy의 왼팔목에 보니, Esther 란 이름이 문신으로 새겨져 있었다. 내가 Esther가 누구인가 물어 보니, 옛날 애인이름인데, 지금은 자기 사촌의 아내가 되어 있다고 했다. 친척모임에서 가끔 보느냐고 물었더니, 콩가루 집안이라 친척들도 모이는 일이 없다고 한다.
 
지금 화장된 유골의 주인공인 Bonnie와는 몇년 살았는지 물어 보니, 9년 같이 살았는데, Bonnie 와의 사이에는 자식이 없고, Bonnie가 죽고난 후 Bonnie의 아버지가 자기를 집에서 쫓아내어 Bonnie에게 딸린 자식 세명과는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낸다고 했다.
 
낚싯배를 강에 띄운 사람이 배의 모터에 시동을 걸고 강 상류를 올라가는 것을 보고 우리는 유골함을 들고 강가의 숲속에 들어갔다. 나는 갖고 간 호미로  작은 구덩이를 파고 유골함에 들어 있는 비닐봉지를 뜯어 하얀 뼛가루 분말을 땅에 쏟아 부었다. 그 위로 흙과 마른 나뭇잎을 덮고 손으로 다듬어 놓으니, 아무런 표시가 나지 않았다. 나는 짧은 기도를 했다: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인생, Bonnie 씨, 이제 영원한 안식을 취하시길 빕니다. 아멘” Timothy는 “Bonnie가 숲속에 묻히길 원했는데, 숲속에 묻혔으니, 좋아할거라.”고 했다. 나는 비닐 봉지에 약간 남은 유골 분말을 강가에 가서 강물에 가서 뿌렸다. 하얀 유골 분말이 강물에 연기처럼 무럭무럭 번지다 강바닥에 가라 앉았다.
 
나는 Timothy에게 점심은 내가 살테니 동네 식당에 점심 먹으러 가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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