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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히바 _ 사막에 숨어있는 중앙아시아의 진주

simbang.com(된장과고추장) 2012.07.25 03:35 Views : 1987

[여행/맛집]

사막에 숨어있는 중앙아시아의 진주

우즈베키스탄 히바

미나렛이 사막의 등대처럼 솟은 일몰 풍경.

실크로드를 따라 조각구름 흘러가듯 서역을 헤매다보면 하늘엔 구름 한 점 없고 메마른 대지 위에는 생명 하나 찾아보기 힘든 죽음의 사막, 중앙아시아의 키질쿰에 당도하게 된다. 그 광대한 황토색의 건조한 모래땅에 태양이 따갑게 내리쬐고 한줄기 검푸른 물줄기만이 마치 인체의 혈관처럼 구불텅거리며 어디론가 흘러간다. 파란만장한 중앙아시아의 역사 속에서 빼놓을 수가 없는 아무다라야가 서북쪽의 아랄해를 향해 흘러가는 것을 보면서 이 강 하류에 자리하고 있는 호라즘 지방의 대표적인 역사의 고장 히바를 찾는다. 바다와 같은 사막 한가운데에 섬처럼 떠있어 메아리조차 삼켜버리는 정적이 흐르는 불같은 땅 히바.

1. 바자르에 몰려든 사람들.
2. 바자르의 땅바닥에 쌓아놓고 팔고 있는 과일.

이곳은 중앙아시아 최고의 전통미를 간직하고 있는 부하라에서 400여km나 떨어져 있어 여간해서는 가보기 힘든 곳이다. 그래서인지 찾는 이들이 드물어 한산한 분위기 속에서 옛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과거 12~13세기 소그디아나, 카스피해 연안, 페르시아만 주변까지 광대한 지역을 다스리던 호라즘샤 왕조가 이 근처에서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지만 칭기즈칸의 공격으로 폐허가 되어 버렸다. 그 후 우즈베크인들이 남하하여 오늘날의 히바를 건설, 그 위용이 지금까지 빛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이 지역 최대의 전성기를 누렸던 호라즘샤 왕조. 칭기즈칸이 몽골 고원에서 천하통일의 꿈을 키울 때 동방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가 바로 무하마드라는 군주가 지배하는 이 왕국이었다.

아무다리야 하류를 중심으로 그 세력을 키우며 중앙아시아 일대를 거의 손아귀에 넣었던 호라즘샤 왕조는 결국 동방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던 칭기즈칸의 사절단을 죽이는 우를 범하게 되어 몽골군의 서역 원정을 불러일으키고 만다. 이렇게 시작된 몽골군의 원정은 서역의 판도를 바꿔놓고 말았다.

3.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성 안에 살고 있다.

4. 성 안에서 사극 촬영을 하던 배우들.

결국 호라즘은 짓밟히고 무하마드는 피신 중 통한의 죽음을 맞고 말았다. 그러나 세월은 흘러가고 사람들은 바뀌어도 역사는 계속된다. 신흥도시 우르겐치에서 히바까지는 30km쯤 떨어져 있어 버스를 타고 내성의 서문에 도착하게 되면 사마르칸트, 부하라와 함께 ‘중앙아시아의 진주’라고 불리는 이곳 히바성의 아름다움에 놀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1. 이슬람 호자미나렛과 주민들.
2. 전통의상을 입은 여인.
3. 이슬람 학당인 메드레세 앞에서 만난 노인.

동화의 세계로 성큼 다가서는 듯한 높다란 성벽을 바라보면서 육중한 성문을 열고 들어서면 눈에 스며드는 모든 것이 몇 백 년의 시공을 뛰어 넘어 가슴을 흥분케 한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히바 최고의 회교 건축물인 마흐무트 아민 칸 메드레세와 미완성의 미나렛으로 유명한 카르타 미나렛이다. 메드레세란 학당을 말하며, 미나렛은 사막 속의 등대나 전망대 역할을 하는 둥근 기둥의 첨탑을 가리킨다. 1852년 히바한국 시대에 건설자 마흐무트 아민 칸이 이 미나렛에서 400km나 떨어져 있는 부하라를 내려다보려는 꿈을 가지고 서역 최대의 미나렛을 지으려고 시도했으나 그 꿈은 건설 3년 만에 중단되고 말았다.

4. 화려한 칠보 타일로 장식되어 있는 이슬람 호자미나렛.

그런데 이 지역 사람들은 미완성이면서도 아름다운 청록색의 타일이 붙은 이 미나렛에 유난히도 애착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 미완성 미나렛 말고도 이곳에는 몇 개의 훌륭한 미나렛이 황토빛 건물 사이에서 우뚝 솟아 구름 한 점 보기 드문 이곳 하늘을 찬란히 빛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나렛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는 이슬람 호자미나렛의 고고한 모습이 나그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칠흑같이 어두운 내부의 나선형 계단을 따라 힘겹게 꼭대기에 이르니 히바성 전체의 모습은 물론이고 저 멀리 키질쿰의 끝 간 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온통 황토빛 투성인 히바한국 시대의 잔영들…. 저 멀리 사막의 한켠에서 흙먼지가 하늘로 피어오르고 있다. 그것은 마치 천군만마의 함성이 이곳 히바성으로 다가서는 것처럼. 세월의 무게가 잔뜩 실린 고독한 침묵 속에서 모래바람만이 귓전을 스치고 지나갈 뿐이다. 내성의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모스크(사원)나 메드레세 등은 현재 대부분이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인 세인트 알라우딘 묘 앞에는 회교도 노인들의 참배가 끊이지 않는다.

1. 호자미나렛에 올라가 내려다 본 히바성 전경.
2. 키질쿰이라 불리는 사막 풍경.
3. 히바성 외벽의 화려한 모습.

한때 카라반 샬레(대상의 숙소)로 사용되었던 알라쿨리 칸 메드레세 앞의 차이하나(찻집)에서 피곤한 다리를 달래면서 곡차 한 잔 마시고 있노라니 그 옛날 히바한국 시대의 옷차림인 양 전통의상을 한 남녀 무리가 몰려들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을 한층 돋워준다. 동서남북 각각의 성문들을 오가면서 살피다 보니 어느덧 석양빛이 찬연하다. 세월이 흘러 사람들이 바뀌고, 성벽이 허물어져 가고, 정치문화가 달라져도 키질쿰 사이를 흐르는 아무다리야는 오늘도 도도한다. 미나렛 사이로 떨어지는 저 태양은 내일 또 호라즘샤 왕조와 히바한국 시대의 모습을 담은 똑같은 얼굴로 아득한 동편의 키질쿰 지평선 끝에서 다시 솟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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