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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15>쿰란

Gwe 2012.11.26 15:09 Views : 2910

    <성지순례-15>쿰란

'사해사본'을 2천년간 품에 간직해 온 성지




* 사해사본을 보관하고 있던 동굴 속의 항아리 *

갈릴리호수에서 흘러나온 요단강이 광야를 적시고 도착하는 곳은 아무런 생물도 살지 않는 사해(死海)다.해발 7백50m의 모리아산 위에 세워진 예루살렘에서 동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길을 따라 내려가면 황량한 유대광야를 지나 사해를 만나게 된다.쿰란이란 고대 거주지는 사해 북단으로부터 사해 주변 해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약 5~6㎞ 정도 가면 우측에 위치하고 있다. 쿰란은 예루살렘에서 35㎞거리. 이 지역은 주전 13세기 경에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을 정복할 때 유다지파에 분배된 성읍 중에 ‘염성(鹽城)’이라고 하는 지역이다.

이곳에는 주전 150년경에 유대교 3대 종파 중의 하나인 에세네인들이 예루살렘을 떠나와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았다고 전해지는데, 이 에세네파는 자신들만이 선민이라고 믿고 종말론적 신앙으로 세상의 종말을 대비하면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았다고 한다. 이 쿰란공동체는 철저한 금욕주의에 의한 생활을 하였으며, 재산에 있어 공동 소유제를 유지하는 등 공동에 의한 생활을 거룩한 삶으로 여겼다.

쿰란 공동체는 기원전 2세기 중반부터 기원 후 1세기경까지 로마에 의해서 파괴될 때까지 존재했다. 쿰란공동체는 구약성서의 율법을 철저히 지키고자 했지만, 예루살렘 성전의 제단에서 드려지는 희생제사는 거부하였다. 그들은 미크베라를 통해 고유 정결의식을 거행했으며, 태양력을 사용하여 절기들을 제정하였다. 이들은 하나님께 온전히 헌신하는 공동체 생활을 했으며,스스로 참 이스라엘인이라 부르며 하나님의 통치가 지상에서 이루어지길 기다렸다.

그런데 이 거주지 서쪽으로 3백여m 떨어진 곳,유대 광야의 높은 언덕이 막 시작되는 입구에 이상하게 생긴 동굴(11개)에서 금세기 인류역사에서 놀랄만한 것이 발견되었다. 바로 ‘사해사본’ 혹은 ‘쿰란사본’으로 불려지는 성서의 사본이 그것이다. 연구 결과 사해사본은 기원전 250년~기원후 68년 사이에 쓰여진 것으로 판명되었다. 현존하는 구약성서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그 전 최고였던 것보다 무려 1천년이나 앞선 것이다.

이 사본이 발견된 경위는 이렇다. 1947년 2월 쿰란 광야에서 양을 치던 한 베두인 소년이 잃어버린 양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다가 언덕 꼭대기에 있는 동굴을 발견하게 된다. 그 소년은 동굴 근처까지 가까스로 올라가 혹시나 양이 동굴에 빠졌을까 하여 안으로 돌을 던졌다. 그런데 뜻밖에도 항아리 깨지는 소리가 나서 호기심에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가 질그릇항아리 속에서 양피지로 만든 두루마리를 발견하면서 비롯되었다. 발굴은 1947년~56년까지 이루어졌다. 이 사본들이 질그릇 항아리 속에서 2천년 이상 보관되었으면서도 썩거나 훼손되지 않고 고스란히 보존되었던 것은 사해 주변의 건조하고 소금기 많은 기후적 특성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들은 율법과 예언서를 필사해 자손들에게 물려주려고 만들었던 것인데, 로마군이 쳐들어오자 두루마리 구약성서와 문헌들을 항아리에 담아 동굴에 숨겨 놓았던 것이다. 이 사해사본의 발견은 그 때까지 가장 오래된 사본으로 알려졌던 알렙포 사본(925년경)과 레닌그라드 사본(1008년경)보다 1,000년 이상 앞선 가장 오래되고 가장 완벽한 구약성서의 사본으로 대부분의 성서 모두가 포함돼 있다. 사해사본의 발견은 성서가 기원후 쓰였다는 주장에 일침을 가하며 성경의 정경성 확립에 큰 전환점이 됐다.

오늘날 성서의 원본이 남아 있지 않는 상황에서 주후 10세기 경의 사본이 가장 오래된 사본으로 인정되고 있을 때에 주전 2세기에서 주후 1세기까지의 사본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성서 고고학적인 면에서 금세기 최대의 획기적인 발견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 사해사본과 10세기 경의 사본을 비교했을 때 내용에 있어 거의 차이가 없음이 판정됨으로써 사본밖에 없는 성경에 대한 일부 고고학적인 의심에 대해서도 쐐기를 박는 쾌거로 평가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결국 성서가 인류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 사본들은 발굴 당시 목동들과 골동품상의 손을 거쳐 이스라엘과 요르단, 프랑스, 네덜란드 등의 정부와 박물관에 흩어져 소장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12월 5일부터 2008년 6월 4일까지 6개월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시관에서 ‘사해사본과 그리스도교의 기원’이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전시회에는 사해사본 진본 8점과 신약 파피루스 4점과 기독교 유물 8백여 점이 선보여 큰 호응을 받았다.

쿰란공동체 유적은 1949년부터 발굴되기 시작했다.고고학자들은 제1동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집터를 발견했다.복잡한 방들과 책상 의자가 놓여있는 방,양피지,잉크가 발굴됐다.그리고 와디와 연결해 물을 저장했던 물탱크,주방,연구실,기도실,도기가마,하수도 등이 잇따라 발굴됐다.그 유적지에는 그 공동체 책임자의 방, 정결례를 위한 목욕탕, 항아리 빚던 곳, 집회소, 공동식당, 물 저장소, 마굿간 등 공동체 생활의 흔적들을 볼 수 있다. 쿰란공동체는 서기 68년 로마군에 의해 완전히 파괴됐다.

쿰란 현지를 방문하면 쿰란공동체의 유적과 사해 사본이 발견된 동굴들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많은 순례객들은 하나님의 역사는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은 초기 기독교는 흩어지는 공동체였음에 비추어 이들의 공동체가 철저한 폐쇄공동체였다는 사실이다. 복음이 땅끝까지 전해져야 할 것이라면 이들의 폐쇄적인 자세는 우리에게 또 하나의 메시지를 전해 준다고 하겠다.






* 쿰란 유적지로 들어가는 입구 *




* 쿰란공동체 사람들이 정결례를 행하던 장소 입구(상)와 옷(중), 생활하던 토기(하) *




* 사해사본 유적 현판(상)과 발견된 동굴(중), 동굴의 내부 *



* 동굴 내의 항아리 안에서 발견된 사해사본 *


* 현지에서 기도 드리는 김성철 목사님(좌)과 임채정 목사님(우), 두 사람 사이로 동굴이 보인다. *




* 쿰란공동체 사람들이 살던 유적지 이모저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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