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 Canyon Rim to Rim Day 2
가을빛속의 콜로라도 강.
젊은 시절 내가 사랑하면서도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이제 거의 다 죽었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 살아있다.
물론 난 이제 너무 늙어서 낚시도 잘하지 못하지만
친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난 이제 빅블루풋강에서만 낚시를 한다.
내가 그 계곡의 황혼속에 홀로 있을때면
내 모든 존재는.....
내 영혼도 추억도 빅블르풋강의 소리도...
물고기가 솟아오르기를 바라는 희망도...
다 희미해져서 하나가 되는것 같다.
결국 만물은 하나로 융합된다.
강물도 그렇게 흐른다.
태초에 대홍수가 있었을때 생겨난 그 강물은
아득한 태고적부터 바위위로 흐르고 있다.
그 바위 위에는 시간을 잊은 빗방울이 있고
그 바위 아래에는 소리가 있다.
그 소리 가운데에는 바위들의 소리가 있어서
나는 강물의 포로가 된다.
A River Runs Through It 중에서
오후 2 시쯤 Phantom Ranch 식당에서 나와
Bright Angel Campground 로 가서
먼저 우리의 캠핑 사이트에 집을 지었습니다.
텐트를 치고
에어매트에 입으로 공기를 불어 침대를 만드는 일은 금방 끝납니다.
다이앤도 혼자 자기의 집을 짓지만
먼저 집 짓는 일을 끝낸 제 친구와 Ron 이 달려들어 도와줍니다.
텐트를 다 친 다음에는
이제부터 쉬는 시간이라하여
우리 일행은 Boat Beach에 가기로 하고 길을 나서는데
건너편 트레일에 노새일행이 지나갑니다.
캠핑장과 건너편 트레일 사이로는 Bright Angel Creek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랜드 캐년 사우스림에 있는 Bright Angel Trailhead 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약 10마일 정도 됩니다.
그래서그런지 노새도, 사람들의 뒷모습도 지쳐 보입니다.
암...저 일도 만만치 않거든요.
저 사람들은 팬톰랜치에서 숙박합니다.
훗날에....
제 다리힘이 다 풀렸는데도 또다시 이곳에 오고 싶어지면
저렇게 노새를 타고 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랜드 캐년 노스림 위쪽에 있는 Roaring Springs 에서부터
저하고 같이 흐르기 시작하여
협곡 사이를 굽이굽이 흘러 오던 Bright Angel Creek은
그랜드캐년 맨 밑바닥에 흐르고 있는
콜로라도 강과 합류합니다.
Bright Angel Campground로 오고 있는 하이커들.
저~ 만치 검은 다리가 보입니다.
저 집도 팬톰랜치중의 하나이고,
저 뒤로는 콜로라도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아...멋있다.
저 두 사람의 여유로운 마음이.
젊은 여성 두 명이
고운 모래밭 위에
배낭을 배개삼고 누워
책을 읽고 모습이 정말 아름답게 여겨졌어요.
오후 세 시의 강물빛이 어찌 저리 고즈녁한지요.
또 내려붓는 햇살은 어찌나 따스한지....^^
이곳이 Boat Beach.
래프팅도 이곳에서 합니다.
그랜드 캐년 사우스림에 있는 South Kaibab Trailhead에서 내려오면
저 다리를 건너야 이쪽으로 올 수 있습니다.
다리의 이름은 Black Suspension Bridge입니다.
저 다리는 하이커들이 건널 수 있는 역활을 할 뿐만 아니라
다리 바로 아래로는 Roaring Sprins에서부터 연결된 물 파이브가 부착되어서
계곡 위에까지 물을 끌어올려
그랜드 캐년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마시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다리가 있는 쪽이 상류이고,
이렇게 흘러 내려갑니다.
강이야 어느 장소에 있던간에 뭐가 다르겠습니다만,
어제 트레일을 시작하였던 높이가 8,250ft(약 2,514m)였는데
이곳 2,450ft(약746m) 까지 내려와
캐년 맨 아래에서 이렇게 큰 강을 보니 그저 경이롭기만 해서....^^
Black Suspension Bridge 위에서 보면 이렇습니다.
Grand Canyon 그랜드 캐년은
4 억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콜로라도 강의 급류가 만들어낸 대 협곡이지 않습니까?
콜로라도 강이 바위와 흙을 조금씩 깍아 들어가기를 반복해
이토록 거대한 캐년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조차 감동적이고
신이 우리에게 내려준 거대한 선물이지요.
그랜드 캐년 맨 아래 깊숙한 곳에
이렇게 고운 모래밭이 있다는것을 많은 사람들은 모를것입니다.
나는 차가운 강물 속에 들어가 텀벙거리기도 하고....
그저 좋아서 맨발로 모래밭위를 이리저리 걷기도 했습니다.
또다른 하이커 두 명이 오더니
정성을 들여 만들더라구요.
젊은 여성 하이커들인데,
스틱을 세워
그 스틱 위에 자기의 모자를 걸쳐놓고,
그 아래에는 등산화를 놓고....
음...기념사진이겠지요?
가만히 저들을 보자니 슬몃 웃음이 났습니다.
저 마음, 충분히 헤아려졌겨든요.
힘들게 이곳까지 걸어와서 만난 모래밭과 콜로라도 강이
얼마나 좋았겠어요?
2013 년 11월 1 일(금)
그랜드 캐년 종주길에
Boat Beach에서
느티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