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높여주고 심장질환도 예방해주는 마늘
마늘은 냄새와 맛이 강하지만, 아마 우리 민족이 가장 친근하게 느끼는 식재료 중 하나일 것이다. 마늘은 우리 민족의 시조신화인 ‘단군신화’에도 등장한다. 단군신화에서 곰이 사람이 되기 위해 100일 동안 먹은 음식이 바로 마늘과 쑥이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마늘과 파 등 향이 나는 채소들을 가장 많이 먹는 국가 중 하나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3위의 마늘 생산국이며, 1인당 연간 마늘 소비량이 약 8㎏(한국농촌경제연구원)나 되는 세계 최대의 마늘 소비국이기도 하다.
마늘에는 알리신(Allicin)이라는 유기 황화합물 성분이 있는데, 이것이 마늘 특유의 향과 맛을 담당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강화시켜주고 암과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마늘은 오래 전부터 전 세계 각지에서 치료목적으로 쓰였는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감기나 감염성 질환 치료에 널리 사용됐다. 강력한 항생물질로 알려진 알리신이 곰팡이나 세균, 기생충 감염 치료 등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18세기 유럽에 페스트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도 마늘이 널리 사용됐다. 마늘의 항균작용은 1858년, 프랑스의 생화학자이자 세균학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파스퇴르가 처음 언급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결핵이나 항생제 내성균 치료를 위해 마늘의 알리신 성분을 활용하는 방안들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마늘은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세계암연구재단(World Cancer Research Foundation)의 패널연구자들이 저술한 보고서를 보면, 마늘과 파, 양파 등의 파속식물(Allium vegetable)을 섭취하면 위암을 예방할 수 있으며, 이 중 특히 마늘은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4만 1000명의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이오와 여성건강연구(Iowa Women’s Health Study)’에서도 규칙적으로 마늘과 과일, 채소를 먹은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35%나 더 낮게 나타났다.
마늘은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마늘에 들어있는 황화합물이 황화 수소로 변해 혈관을 확장시키면서 혈압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또한 마늘 섭취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와 서울대학교 연구팀이 마늘가루 섭취와 심혈관계 질환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22개의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마늘 반 알에서 한 알 해당하는 마늘가루를 섭취하면 총 콜레스테롤과 저밀도 지질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낮추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국 타임지는 세계 10대 수퍼푸드에 마늘을 포함하기도 했다. 독일과 미국 정부에서는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 매일 4g의 마늘을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큰 마늘 한 알 크기 정도의 양이다. 그렇다면, 마늘은 어떻게 조리해 먹어야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을까? 마늘을 자르고 빻는 과정에서 마늘에 들어있는 황화합물인 알린(Alliin)이 알리나아제(Alliinase)라는 효소를 만나게 되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마늘의 주요 성분인 알리신으로 바뀌게 된다. 그런데, 알리나아제는 열에 약해 바로 열을 가하면 그 기능을 잃게 되므로 미리 열을 가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단, 마늘을 까거나 다지고 나서 15분~20분 정도 두고 난 이후에는 열을 가해 조리해도 마늘 속에 들어있는 유용한 물질들이 파괴되지 않는다. 따라서 요리할 때 마늘이 들어간다면, 미리 다져뒀다가 사용하는 것이 좋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