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아니야!’라고 가볍게 생각했다간 큰일 난다. 당신이 무심하게 넘긴 증상들은 피부병의 신호. 지금 이 피부병을 방치하면 평생 고질적인 알레르기를 달고 살 수도 있다. 여름에 걸리기 쉬운 피부병과 신속하게 해결할 처방전을 소개한다.

“여름에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쐬면 두드러기가 나요. 피부가 빨개지면서 둥글게 부풀어 오르고 가려워요.” 이선해(26세·디자이너) 

피부가 차가운 자극에 과민 반응하는 한랭성 두드러기. 콩알처럼 둥글게 부풀어 오르면서 가렵기 때문에 모기 물린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심할 경우 아이스크림 같은 찬 음식을 먹었을 때도,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는 짧은 순간에도 두드러기가 올라온다.

SOLUTION 한랭성 두드러기 
가렵고 빨갛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면 일단 따뜻한 물로 씻어서 진정시키고 따뜻한 공간에 들어가서 체온을 올릴 것. 근본적인 해결책은 찬 바람을 직접적으로 쐬지 않고 찬 음식을 멀리하는 것. 한랭성 두드러기 증상이 있다면 에어컨 바람 나오는 실내에서는 카디건을 꼭 입고 있을 것. 샤워는 하루에 한 번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하고 입욕은 10분을 넘기지 않는다.

“회사 야유회라서 하루 종일 땡볕에서 뛰었더니 얼굴이 벌겋게 익었어요. 게다가 좁쌀처럼 두드러기가 올라와서 밤새 긁었어요.” 김미나(30세·회사원)

햇빛에 노출된 부위에 두드러기가 생기고 심하게 가렵다면 햇빛 알레르기다. 자외선이 진피층의 면역세포들을 공격해서 피부가 붉게 변하는 것. 시간이 지나면서 열이 오르고 가려움증까지 동반한다. 햇빛을 장시간 쬐면 걸리는 병이고 햇빛에 쉽게 반응하는 성분이 들어 있는 화장품을 사용할 때도 생긴다. 얼굴을 포함해 전신에 증상이 나타난다. 

SOLUTION 햇빛 알레르기 
햇빛에 노출된 부위를 찬물에 담그거나 찜질을 하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가라앉는다. 선천적으로 햇빛 알레르기 증상이 있다면 햇빛을 피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 특히 오후 2~3시경은 외출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햇빛에 자극 받지 않도록 메이크업은 생략하고 스킨케어만 하는데 알코올이 들어간 화장품은 절대 쓰지 않는다. 향수나 향이 짙은 화장품도 자극이 될 수 있으니 제외.

“올레길을 반바지 입고 걸었더니 종아리가 풀에 쓸려서 벌겋게 됐어요. 처음에는 쓰리더니 점점 부풀어 올랐어요.” 정아라(26세·영양사)

피부에 풀이 스치면서 일어나는 일종의 접촉성 피부염이다. 풀의 특정 성분들이 피부와 접촉하면서 자극이 생겨서 붉은 선이 생기고 피부가 부어오른다. 심한 경우 습진처럼 변하고 물집이 잡힐 수도 있다. ‘옻’이나 ‘은행’처럼 발진 증상이 알려진 식물 외에 잡초에도 반응이 나타난다. 

SOLUTION 풀독 
풀독이 올라온 부분을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내고 얼음 찜질을 하거나 알로에 겔을 발라 충분히 진정시킨다. 예방이 우선. 산이나 산속 계곡으로 여름휴가 떠날 계획이라면 반드시 긴팔, 긴 바지를 입는다.

“주말에 러닝을 하는데 평소보다 더워서 땀을 흠뻑 흘렸어요. 점점 몸에 열이 오르더니 온몸이 근질근질 참을 수 없었어요.” 김인혜(26세·플로리스트) 

운동을 하거나 감정이 격해지면 몸에 열이 오른다. 바로 이 열에 반응하는 것이 콜린성 두드러기. 피부 온도가 급격하게 오르면 피지선이 막혀 독성 물질이 생기는데, 이것이 원인. 한여름 야외에서 운동할 때 자주 생기고 찬 곳에 있다가 뜨거운 바람을 쐬는 등 피부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가도 생길 수 있다. 20~30분간 심하게 가렵다.

SOS SOLUTION 콜린성 두드러기
증상이 일어나는 시간이 짧아 피부병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증상이 시작되면 급격하게 몸의 온도가 변하지 않게 가벼운 선풍기 바람으로 열을 식혀야 한다. 피부가 ‘열 받지’ 않도록 과격한 운동을 피하고 땀을 덜 흘리는 수영 등 수중 운동으로 대체하는 게 좋다.

“주말에 워터파크에 다녀왔어요. 그런데 집에 돌아와보니 배 부분에 붉은 반점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 박채연(28세·학원 강사) 

염소 표백제로 소독을 하는 대부분의 수영장에서 걸리기 쉽다. 보디 오일을 바른 채로 입수하거나 노폐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물이 오염됐다면 증상은 더 심해진다. 접촉성 피부염이 생긴 상태로 술을 마시면 발진 부위가 폭발적으로 넓어지니 주의할 것.

SOLUTION 접촉성 피부염 
오염된 수영장 물을 깨끗하게 닦아내는 것이 관건. 물놀이 중간중간 흐르는 물에 가볍게 샤워를 하고 물놀이를 끝낸 후 보디 클렌저로 수영장 물을 완벽히 제거한다. 수영장 물을 그대로 묻히고 집까지 오면 절대 안 된다. 수영장 가기 바로 전날 제모를 하면 피부나 모낭 주변에 미세한 상처가 생겨 접촉성 피부염에 더 쉽게 걸리니 주의할 것. 제모는 적어도 이틀 전에 한다.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하고 나왔더니 다리에 채찍으로 맞은 것처럼 붉은 라인이 생겼어요. 따끔따끔 아프기 시작하더니 점점 통증이 심해졌어요” 우미혜(27세·프리랜서)

해수욕장으로 피서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간혹 생기는 병. 해외는 물론 국내 해수욕장에서도 생긴다. 해파리에 쏘여 독성이 퍼져 생기는데 채찍으로 맞은 것처럼 붉은 라인을 따라 염증이 생긴다. 처음에는 라인이 흐릿해 바다 수영을 하다가 생긴 상처 정도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심한 통증이 생기는 것이 특징. 

SOLUTION 해파리 피부염 
수돗물로 씻어내면 오히려 자극이 된다. 염증을 완화시키는 응급처치가 필수다. 알코올로 염증이 생긴 부위를 닦아내고, 알코올이 없다면 식초를 화장솜에 묻혀 가볍게 닦아내 달아오른 부위를 진정시킨다. 그 위에 밀가루나 마른 모래를 살짝 뿌려서 건조한 상태로 만들고 신용카드나 플라스틱 자로 피부에 박힌 해파리의 촉수를 부드럽게 긁어서 제거한다. 절대 맨손으로 만지지 말 것. 온몸으로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