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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마음의 치유가 일어날 때 | 에스더

chosun.us 2011.07.25 16:25 Views : 2367

마음의 치유가 일어날 때

 

1985년, 하버드 대학의 저명한 신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53세의 헨리 누웬(Henry Nouwen) 교수가 대학을 떠나, 자신이 아는 진리를 몸으로 체험하고 싶어 캐나다의 라르쉬(파리에 본부를 둔 정신박약자 공동체)로 들어갔습니다.

 

라르쉬에서 그는 허드렛일을 하면서, 특별히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고, 밥도 혼자 못 먹고, 감정표현도 못하는 26세의 청년 아담을 돌보는 일을 했습니다. 매일 아침 아담의 면도를 해주고, 머리를 빗겨주고, 이를 닦아주고, 식사를 돕고, 약을 먹이고, 치료실로 데려가는데 대략 2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일이 매일 의미 없이 반복되는 것 같았지만 얼마 후에 누웬의 마음에는 이상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차라리 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 같은 아담이 낯선 이방인이 아니라 오랜 연인처럼 느껴진 것입니다. 아담의 목욕을 시켜주고 식사를 도와줄 때, 대화는 없었지만 생각과 감정이 잇닿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누웬에게는 신비한 평화가 임했습니다. 그 삶은 ‘인생의 낭비’가 아니었고 ‘평화의 체험’이었습니다.

 

아담을 통해 누웬은 사랑과 용서, 넉넉함과 인내, 그리고 눈물과 미소를 배웠고, 봉사자들 간에는 따뜻한 말들이 오고갔습니다. ‘아담이 하는 것’이 아닌 ‘아담이 있는 것’은 라르쉬 공동체의 평화의 원천이었습니다. 그때 누웬은 무력(無力)의 위력을 깨닫고, 자랑의 허무함과 사랑의 풍성함을 실감했습니다. 성공을 붙들고 달려간 오르막길에서 발견하지 못한 사랑을 아담을 붙들고 걸어간 내리막길에서 발견한 것입니다. 아담은 사랑을 일깨워주기 위해 찾아온 ‘위대한 백년손님’이었습니다.

 

아담을 도우면서 오히려 누웬은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 선물은 아담의 몸을 만질 때마다 임하는 치유의 능력이었습니다. 아담의 몸을 만지면 거꾸로 천사가 그를 만지는 것 같았고, 아담의 몸을 만지는 사람들마다 신비하게 그들의 상처가 치유되었습니다. 누웬은 고백합니다. “나는 아담을 돕지 않았고, 오히려 도움을 받았습니다.”

 

남을 높일 때 평안해지고, 남을 낮출 때 불안해집니다. 남의 허물과 약점을 지배의 기회로 생각할 때 마음은 병들고, 사랑의 기회로 생각할 때 마음은 치유됩니다. 비천한 사람과 장애인, 고아와 노숙자, 그리고 낯선 이방인들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면 내게 있는 정신의 불구가 극복됩니다.

 

조용한 선행은 치유의 뿌리입니다. 위대한 선행보다 조용한 선행이 어렵습니다. 물질과 시간을 내려고 마음먹는 것보다 이름을 안 내려고 마음먹는 것이 더 힘듭니다. 보상이 기대되지 않을 때의 선행이 진짜 선행입니다. 그처럼 내 선행에 보상할 길이 없는 사회적 약자를 내 인생의 귀한 손님으로 맞이하고, 그의 곁에 머물기를 기뻐하고, 그를 위해 내 손을 내밀 때가 마음의 치유가 일어날 때입니다.

 

* 감동은 동감할 때 주어집니다

* 진짜 용서는 쉽지 않습니다

* 가장 아름다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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