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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물로 돌아본 2012 한국교회

감사또감사 2013.01.09 14:52 Views : 1548

인물로 돌아본 2012 한국교회

인간은 완전하지도 영원하지도 않다는 ‘한계성’ 확인

4.11 총선과 12.19 대선 등 2012년은 정치 사회적으로 복잡한 시간을 보냈다.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국 교회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 이런 가운데에서도 한줄기 빛을 찾는 소식들이 전해졌다. 교회 공공성 회복의 외침, 목회자 윤리 회복 등 교회 스스로 변화하려는 노력이 계속됐다. 대형교회를 포기한다는 발언부터 세습을 회개한다는 사죄도 나왔다. 메시야라고 주장하던 사람이 떠나고, 나는 재림주라고 말한 적 없다는 호소도 있었다. 2012년을 인물을 통해 돌아보았다. <편집자 주>

‘세습 1호’ 오명벗고 세상떠난 고 김창인 목사

고 김창인 목사는 교계에서 잊혀져 가던 인물이었다. 예장 합동 원로로 간간히 교단 행사에서 축사를 하곤 했지만 이미 아흔이 훌쩍 넘은 연로한 나이는 화제의 중심에 그를 놓아두지 않았다. 단, 아들하고의 갈등만이 간헐적으로 전해지면서 충현교회 안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점만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런 김창인 목사가 교계의 중심 여론에 선 것은 지난 6월. 갑작스레 그는 “아들을 후임으로 앉힌 것을 후회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문을 낭독하는 형식이었지만 그는 거의 참회에 가까운 모습으로 세습회개를 언급했다. 아들을 후임에 앉힌 것도, 그를 선임하는 방법도 모두 잘못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그 파장은 고스란히 ‘세습’을 앞둔 교회로 이어졌다.

김창인 목사가 세습 후회 발언을 한 배경에는 아들과의 갈등이 내재되어 있었다. 1997년 아들을 후임으로 세운 후 교회 안에서는 김성관 목사의 테러사건이 일어나고 이것이 자자극이라는 등 각종 루머가 나돌았다. 아들을 후임으로 앉혔지만 아버지와의 갈등은 깊어졌고, 지난 10월 소천하기까지 관계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충현교회 측은 “원로 목사에 대한 예우는 부족함이 없었다”며 아버지 김창인 목사의 불만이 지나친 것이라고 일축하곤 했다.

김창인 목사는 향년 95세 나이로 지난 10월 노환으로 별세했다. 하지만 김창인 목사는 죽음을 불과 4개월 앞두고 세습 후회 발언을 남김으로써 한국 교회 세습 1호 목사라는 오명을 벗고 ‘세습 회개’ 목사로 남게 됐다.

“10년 후 교회 해체한다” 발언한 이찬수 목사

2만여 명의 성도들이 출석하는 분당우리교회 담임 이찬수 목사가 지난 7월 초 ‘대형 교회 해체’ 발언으로 교계 안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목사는 당시 주일예배 설교를 통해 10년 후 성도를 절반 혹은 4분의 3까지 줄이는 등 이른바 대형 교회 목회를 포기하겠다고 선포했다.이 목사는 “최근 영적 고통을 겪는 가운데 결심한 것이 있다”며 “지금부터 성도들을 잘 훈련시켜 10년 후에 교회를 해체하는 작업을 할 것이다. 성도의 절반 아니면 4분의 3을 연약한 한국 교회를 향해 파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600억 원이 넘는 비용으로 매입해 10년 넘게 사용해 온 교육관을 증축하지 않고, 되팔아 한국 교회나 사회를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교회 안팎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이 목사의 주장에 대해 일부에서 어떻게 교회를 목회자 마음대로 해체할 수 있느냐라는 우려의 목소리와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었다. 이에 대해 이 목사는 “나는 교회를 해체할 권한이 없다”며 “당시 설교는 교회를 해체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교회, 내 교회만 살찌우지 않겠다는 비장한 영적 선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등록 교인으로 볼 때 매년 3천 명 이상씩 늘어나는 것을 볼 때, 특정 교회로 교인들이 몰리는 현상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며 “한국 교회가 다 같이 부흥한다면 큰 기쁨의 축제로 볼 수 있지만 주변의 작은 교회들이 신음하고 교회가 문을 닫으면서 팔려나가는 현실 속에서 특정 교회가 비대해지는 것을 기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설명하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발목잡던 횡령혐의 벗어낸 감경철 회장

CTS 기독교TV 감경철 회장에게 2012년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해이자, 반드시 기억해야할 해이기도 할 것이다.

노량진 CTS 사옥 건축 과정에서 회사돈을 빼돌렸다는 혐의로 검찰의 조사도 받고, 이례적으로 두 차례의 회사 압수수색까지 겪었다. 그러나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는 ‘무혐의’. 수년간 그를 옭아매던 족쇄가 풀어진 순간이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 1부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노량진 신사옥을 건축하면서 공사비를 부풀리고 물품구입비 등 회사 운영비를 과다계상하는 방법으로 400~500억 원의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지금까지 전문가를 통원해 CTS의 회계자료 등을 조사했지만 어디에서도 감회장이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정황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발표했다. 검찰을 아예 “최초의 사건 제보가 잘못된 것 같다”며 처음부터 문제가 없었을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감경철 회장은 광림교회 장로로 감리교 지분을 통해 들어왔다. 1차 부도에 처한 CTS를 살리기 위해 전문 경영인으로 투입된 것. 감 회장은 자신의 골프장 회원권 등 지분 50억원을 투자했고, 이후 노량진에 사옥을 건축하며 CTS 자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노량진 사옥 건축 후 각종 시비와 의혹에 휘말려 왔으며, 수년간 무고와 허위사실 유포에 시달려왔다.

감경철 회장의 무혐의 소식을 접한 CTS는 “투명한 경영이 밝혀진 만큼 기독교 대표 언론사로 복음전파의 사명을 더욱 충실히 감당하겠다”고 약속했다.

‘목회세습’과 전쟁 선포한 김동호 목사

“교회가 세습하니 세상 사람들이 기독교를 북한 수준으로 생각한다. 세습이 일어나지 않는 분위기와 문화가 자리 잡을 때까지 소명감을 갖고 목회 세습 반대 운동을 해나가겠다.”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가 지난 9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의견이다. 김 목사는 “목회 세습은 공정성과 형평성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세습 문제를 한국 교회 안에 공론화시키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사실상 목회 세습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김 목사가 교회 세습과 전쟁을 선포한 이유는 금란교회 김홍도 원로목사가 9월 1일 한 일간지에 세습을 옹호하는 전면 광고를 게재하는 것에서 비롯됐다. 당시 김홍도 목사는 신문지면을 통해 “목회자도 사람이기에 시기와 질투를 한다”며 “사위나 아들이 교회를 이어 받아 목회를 잘하면 교회도 안정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동호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른에게 죄송한 말씀이지만, 이건 거의 영적치매 수준의 발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김 목사의 발언에 대해 금란교회는 내용증명을 보내 공개사과하지 않을 경우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목사는 “한국 교회에 책임 있는 목사로서 세습과 같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옥살이라도 해야 양심이 좀 편해질 것 같다”고 고백하며, 재판에 지더라도 끝까지 가보겠다고 선언 하는 등 세습반대운동의 선봉에 섰다.

성추행 논란 불구 교회개척한 전병욱 목사

지난 2010년 여성도를 성추행했다는 이유로 삼일교회를 사임했던 전병욱 목사가 지난 8월 15일 홍대 부근에 ‘홍대새교회’를 창립하면서 큰 논란을 야기했다.

개척 사실이 알려지면서 삼일교회 측은 전 목사가 교회와의 약속을 어겼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사임할 당시 2년간 목회하지 않고, 교회를 개척하더라도 수도권 밖에서 하겠다고 것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 목사는 올 초부터 서울 가산동 부근 한 식당에서 창립 준비예배를 드려왔고, 8월 공식적인 목회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교계 일부에서는 전 목사가 교회법을 무시하고, 공개적인 참회나 적절한 회복의 과정 없이 목회에 복귀하려는 행동은 공공연하게 교회의 권위와 목회 윤리를 뿌리 채 흔드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7월 말에는 ‘전병욱목사성범죄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도 출범돼 목회자들의 성범죄 근절을 촉구하는 한편, 합동총회와 평양노회를 향해 전 목사 사건의 실체를 정확히 조사해 범죄 사실을 알리고, 면직 등 합당한 권징을 시행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전 목사가 사임한 삼일교회에는 송태근 목사가 새로운 담임으로 청빙됐으며, 지난 10월 10일 위임예배에서 송 목사는 전 목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 여성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피해자들을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10월 말 삼일교회는 한 교계 일간지에 ‘공개 사과드립니다’라는 공개적인 사과문을 게재했다. 삼일교회는 “교회가 피해자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가해자에 대해 적법한 징계 절차를 밟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피해자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북한 기독교 명맥을 이어왔던 고 강영섭 목사

한국 교회가 지난 1984년 도잔소 회의에서 남북 평화를 전제로 한 만남을 시작 이후 남북 기독교계 교류에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했던 인물이 바로 강영섭 목사. 강영섭 목사는 북한 최고 인민회의 대의원을 지냈으며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중앙위원장으로 활동해왔다. 그러나 강 위원장은 지난 1월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망소식과 함께 북한에서는 “민족의 화해와 단합, 조국통일을 위해 적극 노력해온 공로는 길이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80년대 후반부터 남북 기독교계 교류에 가장 적극적인 활동을 감당해온 강 목사는 ‘금강산 기도회’를 성사시켰으며, 이 행사를 조그련과 교회협이 함께 하는 남북평화통일기도회로 확대했다.

북한 교회 재건과 복음전파에도 음양으로 헌신했다. 예장 통합의 봉수교회 건축과 평양신학원 운영(감리교), 그리고 봉사 활동을 위한 비닐하우스 건설과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진행하는 심장병원 건립을 도왔다.

강 위원장은 "통일은 외세의 간섭을 막고 우리끼리 합심할 때 가능하다. 한 핏줄을 가진 우리 민족은 너의 기쁨, 나의 아픔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전쟁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설교하는 등 통일의 중요성을 늘 역설했다.

강영섭 목사는 김일성 주석의 외종숙인 강량욱 전 국가부주석의 아들로 그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대의원으로 조선종교인협의회 부회장 등을 지냈으며 북한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활동해왔다.

“나는 재림주가 아니다” 주장한 장재형 목사

재림주인가 아닌가. 장재형 목사를 둘러싼 논란은 올해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거주하고 있는 미국에서 그것도 이단에 대해 잘 언급하지 않는 미국 교계가 장재형 목사의 재림주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지난 10월 한국에 들어와 기자간담회를 자처한 장 목사는 “나는 재림주라고 가르친 적도 없고 그렇게 말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지만, 그가 설립한 학생선교단체 등에서 “재림주”라고 믿는 청년들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은 더욱 확대됐다. 특히 장재형 목사는 WEA 북미 이사로 활동하면서 한국 교회가 WEA 총회를 유치하도록 도운 인물. 그러나 국내 복음주의권에서 WEA 총회 유치 주도권을 잡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파행으로 치닫고 장재형 목사마저 이단 논쟁에서 자유롭지 못하자 기자회견을 통해 정면돌파를 시도한 것.

장 목사는 20대 시절부터 통일교 사상을 따랐으며, 선문대학교 통일신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통일교 신학을 가르쳐왔다. 그러나 문선명 교주 사후 기자회견을 통해 “문선명은 스스로를 메시야라고 하는 이단”이라며 그와의 관련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동결혼식 전력과 원리연구회 활동 등 전반적인 회개와 회심이 없었다는 점에서 기독교계는 아직도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를 재림주로 잘못 믿게 한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국 교회 앞에 자신의 신학적 오류가 무엇인지 바로 잡아달라는 요청을 하지 않는 장재형 목사. 그를 둘러싼 이단 논란이 언제쯤 끝날지도 관심거리다.

‘사람은 메시아가 될 수 없다’ 확인시킨 고 문선명 씨

통일교 교주 문선명 씨가 별세한 것은 지난 9월 3일. 감기와 폐렴 합병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병세가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 문선명 교주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통일교를 창시하면서 자신을 재림주로 칭한 인물. 예수의 계시를 받은 ‘메시아’로 지칭하며 한국 교회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됐다.

문 교주의 메시아 논란은 ‘기독교통일신령협회’라는 간판을 내건 1954년부터 통일교 내부에서는 공공연한 사실로 확산됐으나 대외적으로 공포한 것은 지난 2009년 구순 행사에서 ‘만왕의 왕 하나님 해방권 대관식’을 열어 자신이 하나님의 자리에 올라서는 것으로 표면화됐다. 성경의 내용을 교묘하게 변형하고 ‘피갈음’ 교리를 내세운 문 교주는 숱한 아류들을 내놓아 한국 교회가 재림주로 지칭하는 이단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한 인물이기도 하다.

문 교주 사후 통일교의 변화도 관심거리. 이미 수년전부터 형제간 분열조짐을 보여온 통일교는 7남 형진 씨를 종교분야 후계자로 그를 낙점했다. 한국 사회에서 정식 종교로 인정받고 그 세를 확장하기 위해 내부단속을 강화한 통일교는 ‘문선명 메시야론’을 계승해나가고 있으며, 3남 문현진 씨는 NGO형태로 통일교의 대외적 확장에 힘쓰며 주도권 싸움에 나서고 있어 통일교 내부 변화에 교계도 관심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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