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villa 할머니는 97세가 되신 할머니이신데도 아직 건강이 좋으시고 외모도 한 20년은 젊어 보이시고 마음씨가 참 고우신 할머니이시다. 미국 할머니들중에도 70만 되어도 건강이 좋지 않아 휠체어에 의지하여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Arvilla 할머니는 백세가 다가 오는데도 지팡이도 짚지 않고 건강하게 잘 걸어 다니신다.
오늘은 할머니가 혼자 사시는 작은 아파트에 심방을 갔다. 할머니는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반갑게 맞아 주었다. 잘 계시느냐고 물으니, 잘 지낸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날 때와 저녁에 잘 때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할머니는 약 45년전에 당시 56세이던 남편을 갑자기 죽게 되었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 나보니 남편이 죽어 있더라고 했다. 자다가 심장마비로 죽었던 모양이었다. 당시 아들을 잃은 시부모님이 슬퍼하시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혼자서 약국에서 점원으로 83살 까지 일했다고 하며 운전도 88세까지 하면서 평생 한번도 사고를 내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어 반사신경이 둔해져서 운전을 그만하기로 했다고 한다.
내가 우리 장모님은 연세가 80 밖에 안되었는데 지팡이 없이는 혼자 걸어다니지 못하셔서 양로 아파트에 사시는데, Arvilla 할머니는 혼자서 잘 걸어 다니시니 참 보기에 좋다고 하니, 나는 그런 시설에는 돈이 없어서 못 들어 간다고 했다.
그래도 돈을 많이 내고 양로 아파트에 들어가 간호사와 영양사의 보살핌을 받고 사는 좋은 점은 있으나 개인의 자유가 제한을 받게 되니, Arvilla 할머니처럼 건강이 좋으셔서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혼자서 독립해서 살 수 있는게 더 좋은게 아니냐고 얘기해 주었다.
할머니는 97세 이신데도 자세도 반듯하시고 아름다우셔서, 내가 남편이 돌아 가신 후 혼자 되셨을 때 남자들이 결혼하자고 많이 달려 들었겠는데요 하고 아부성 발언을 하니, 할머니는 웃으며, 많이는 아니지만 그럴 기회는 있었지만, 내가 재혼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았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었다고 했다.
큰 아들은 이곳 학교에서 소사일을 하다가 은퇴했고, 작은 아들은 캘리포니아에서 화학자로 일을 하고 있으며, 큰 딸은 같은 동네에 살고 있고, 사위는 우리 동네 골프장 매니져로 있다.
할머니는 여섯형제중 다섯번째이고 밑으로 남동생이 있었는데, 남동생은 2차대전 당시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 비행기를 타고 오다가 비행기 추락사고로 죽었고, 나머지 자매들도 모두 죽고 6형제자매중 혼자 살아 있다고 했다.
Arvilla는 “나는 많은 사람들로 부터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얘기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겸손하고 자상한 분이라 주위사람들로 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분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명품 가방 하나 사서 들고 다닌다고 귀품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겸손과 성실, 차분함과 자상함이 조화된 인품이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대학 교육을 받지도 못했고, 돈도 많지 못하지만, 97세 할머니의 겸손하고 따뜻한 미소는 젊은 미인들이 흉내내기 힘든, 무러익은 인격의 아름다움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할머니가 건강하시고 평안한 나날을 보내시라고 함께 기도하고 나오니, Arvilla할머니가 “찾아와 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