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영 박사 |
귀하지 않은 성경책이 어디있겠는가. 하지만 레위기는 성경 66권 가운데서도 성도들이 꼼꼼하게는 잘 살펴보지 않는 책 가운데 하나다. 난해하기도 하고 그리스도를 믿으면 이전 것은 지나가고 새것이 되었으니 낡은 레위기는 이제 그 의미만 이해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의미 이해가 중요하다. 하지만 레위기는 하나님과 교회와 신앙적 삶을 제대로 알려면 반드시 먼저 살펴보아야 할 책이다.
레위기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자녀들이 말을 배우고 생각하기 시작하고 여호와 하나님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가르치는 성경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한국교회 성도들이 신앙생활을 많이 했든 적게 했든 가장 접근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책이 바로 레위기이다. 한국 교회가 오늘날 교회 안팎으로 혼돈스럽고 질타의 대상이 된 데에는 성경을 바르게 가르치고 적용하지 못한데 그 원인이 있다. 성경 66권을 모두 바르게 가르치지 않고 불균형하게 설교한 데도 일부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레위기는 신앙의 기초를 다지고 바른 균형을 잡아주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창조주 하나님의 사랑을 제대로 배우려면 레위기를 알아야 한다! 사랑은 막연한 구호가 아니다. 사랑은 지적이고 감정적이고 의지적일 뿐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구체적이다. 레위기는 놀랍게도 하나님이 우리 인간에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차근차근 가르치는 책이다. 물론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따라서 신앙의 기초를 다지는 책, 레위기에는 놀라운 창조주 하나님의 사랑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하나님 참 사랑을 제대로 배우려면 레위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잊지 말라!
레위기를 신앙 실천의 지침서로 여길 수 있음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바르게 신앙생활하려면 기본을 제대로 아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레위기는 신자(信者) 생활의 기본 지침서이다. 이제 레위기를 풀어보자.
레위기의 이름
레위기의 본래 이름은 “와이크라 엘 모세”("그리고 그가 모세를 부르시고”)이다. 히브리인들은 전통적으로 책의 서두에 나오는 첫 단어나 구절 및 그 책의 중심 되는 인물 이름을 택하여 책의 명칭을 삼는다. 탈무드(Talmud)는 레위기를 "제사장들의 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70인 역(Septuagint)은 레위기를 레위티콘("λευιτικον", ‘레위인에게 속한’)이라고 하였다. 라틴 Vulgate역은 레위기(Leviticus)라고 하여 70인 역을 따랐다. 오늘날 번역본들은 70인 역과 라틴 역을 따랐다.
레위기 저자는 누구인가
정통적 견해를 따를 때 당연히 모세이다(눅 24:44). 첫째 레위기의 증거(모세에게 율법을 주심= 50회, 27장 가운데 무려 20장(2,3,4,7,9, 10, 26장 제외)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로 시작)가 모세 저작을 설명하고, 둘째 예수 그리스도의 증거(마 5:17), 셋째 초대 교회의 전승이 모세 저작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견해도 있다. 1877년 August Klostermann(1837-1915)의 주장으로부터 시작하여 자유주의 신학자들과 현대 신학자들은 모세 저작을 부인하고 있다.
레위기의 기록 연대와 기록 목적은
레위기 기록 연대에 대한 정통적 견해는 다른 모세 오경과 동일한 시기(출애굽 이후-모세의 느보산 최후 사이)로 본다, 하지만 벨하우젠 학파 등장 이후 모세 저작 설 부인의 연장선상에서 후대 저작설이 대두 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기록 연대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레위기의 기록 목적이다. 먼저 레위기는 하나님께서 친히 주신 <레위 지파 제사장들의 표준 교본(규범)>이었다. 하지만 레위기는 모든 성도들이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을 위한 귀중한 계시가 담긴 책이다. 레위기에 담긴 6대 제사와 7대 절기, 정결법을 통해 사랑의 하나님과 사랑의 관계 회복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도 레위기는 <기독론적 모형의 책>이다. 레위기를 통해 우리는 그리스도를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 이를 위해 레위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진다. 먼저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1-10장= 성자의 사역)을 보여 주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길(11-27장= 성령의 사역)을 안내한다.
레위기가 오늘날 한국 교회에 필요한 이유는
최근 한국교회가 방향을 잃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길을 잃어버리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좌우를 살펴보는 일이 필요하다. 레위기는 믿음의 본질과 기본으로 돌아가 차분히 참 신앙의 의미를 점검해 볼 수 있는 하나님이 주신 아주 귀중한 책이다. 그동안 레위기가 너무 따분하고 지루한 책이라고 홀대한 것은 아니었을까? 한국 교회는 무조건적인 성경 읽기와 저돌적(?) 기도에는 열심이었으나 성경의 참 의미를 바르게 배우고 묵상하며 무엇을 기도해야 하는 가를 바르게 가르치는 일은 너무 간과한 면이 있다. 본질로 돌아가 바르게 차분히 돌아보는 일이 중요하다. 이단들이 성경을 100독한다고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성경 백독, 천독 자랑하는 이단들이 너무 많아 하는 소리다. 바르게 읽고 믿어야 한다. 인간은 타락의 노예일뿐임을 기억하라. 레위기는 타락한 인간의 피냄새가 진동하는 책이다. 타락하여 피비린내나는 성막 앞마당처럼 더러워진 인간이 창조주 하나님의 참 사랑을 가슴으로부터 깨닫고 거룩의 길로 나아가는 데 레위기는 그래서 아주 소중한 책인 것이다.
이 레위기를 이해하는 팁은 없을까? 먼저 레위기 이해를 위한 두 기둥이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속죄와 거룩이다. 믿음은 죄 사함과 성화의 길이 필요하다. 레위기는 이 두 기둥을 균형 있게 제시한다. 레위기의 속죄(150회 사용)는 성자의 보혈과 희생과 사랑을 상징하고 거룩(90회 사용)은 성부 하나님의 사랑을 상징한다. 레위기를 통해 성령은 이 길을 안내하고 거룩으로 나아갈 길을 안내하고 힘을 주고 견인한다. 다시 말하지만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즉 속죄와 거룩으로 나아가는 길은 내가 가진 사랑이 아니라 오직 그 사랑에 기초한다! 인간이 사랑의 창조자가 아니다. 사랑을 주신 분이 있다. 전지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의 인간 사랑을 향한 책 레위기를 다시 차근차근 읽으면서 너무도 혼돈스러운 이 영적 난세(亂世)를 모두들 이기시기를 기원한다.
* 이 글은 조덕영 박사의 ‘창조신학연구소’ 홈페이지(www.kictnet.net)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조덕영 박사는
환경화학 공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신학자다. 한국창조과학회 대표간사 겸 창조지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여러 신학교에서 창조론을 강의하고 있는 창조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창조신학연구소’는 창조론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로 구성돼 목회자 및 학자들에게 지식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기독교와 과학’ 등 20여 권의 역저서가 있으며, 다방면의 창조론 이슈들을 다루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