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아내와 받은 은혜를 서로 나눌 수 있어 참 감사하다. 
요즈음은 로마서 강해를 듣고 있다. 오늘은 '은밀한 죄'에 대한 말씀이 내 마음을 찔렀다. 
아무리 없애려고 애를 써도 내 안에 여전히 살아남아 나를 괴롭히는 죄—바로 '나만의 잣대로 사람을 판단하고 정죄하는 습관'과 정면으로 마주했기 때문이다.
모임에 가거나 누군가를 만날 때, 나는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에 상대방을 내 방식대로 평가해 버리곤 한다. 
굳이 핑계를 대면 오랜 직장 생활과 조직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굳어진 고약한 버릇 같다. 
효율성을 따지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사람을 빠르게 파악해야 했던 그 예리한 시선이, 정작 일상과 관계 속에서는 타인을 베어버리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있었다.
오랫동안 이 문제를 놓고 씨름해 왔음에도 여전히 제자리인 것만 같아 마음이 낙심되기도 했다. 
신실한 거울이 되어주는 아내는 나에게 "때로는 민망할 정도로 그 모습이 겉으로 보인다"며 솔직하게 말해주곤 한다. 
나의 연약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곁을 지켜주는 아내의 존재가 새삼 감사하면서도, 여전히 부끄러운 내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며, 나는 이 연약함을 있는 그대로 주님 앞에 올려드리기로 했다. 
수십 년간 굳어진 내 힘과 의지로는 결코 이 습관을 깨뜨릴 수 없음을 고백한다. 
내가 쥐고 있던 판단의 잣대를 주님 앞에 내려놓는다.
내가 보는 타인의 모습은 그 사람의 빙산의 일각일 뿐임을 인정하자. 
앞으로 "저 사람은 왜 저럴까?"라는 정죄의 시선이 올라올 때마다, 의식적으로 시선을 바꾸어 보려 한다.
"오늘 어떤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을까?" 하는 따뜻한 호기심을 갖는 것. 
그리고 그 순간 속으로 그 사람을 축복하는 아주 짧은 기도를 심는 것.
타인을 향한 날카로운 정죄의 시선이 따뜻한 호기심으로 바뀌고, 평가의 순간이 축복의 기도로 바뀌어 가기를 소망한다. 
여전히 내 안의 은밀한 죄에 대해 아파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신 것에 감사하며, 내 마음을 부드럽게 빚어가실 주님을 온전히 신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