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N칼럼] 강진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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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대학교 컴퓨터영상선교학과 교수, 영화평론가 |
앨범을 낸 가수가 성공할 확률이 1%도 채 안되는 현실에서 최근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가창력 외에는 요즘 별다르게 내세울 것 없는 허각이란 이름의 젊은이가 한 케이블TV가 주관한 스타발굴 오디션에 무려 134만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1등을 한 것입니다. 1등을 뽑는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 한 것이 시청자들의 투표란 점에서 우리 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문화심리를 엿볼수 있습니다.
‘슈퍼스타 K2'에서 최종 후보에 오른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허각이고 다른 한 사람은 존박이라는 재미교포 청년입니다. 존박은 180cm의 훤칠한 키에 잘 생긴 용모를 갖췄고 거기에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이었습니다. 이미 ’슈퍼스타 K'가 모방했다고 하는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에 출전하여 음악성을 인정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제 시청자들은 허각과 존박 중에서 한사람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때 시청자들이 허각에게 표를 주었던 것은 우리가 알아야 할 중요한 문화심리가 작용한것입니다.
첫째는 외모가 아닌 실력지상주의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걸그룹이 장악하고 있는 요즘 대중음악계에는 5초가수란 말이 나올 만큼 가창력이 아닌 춤이나 의상, 외모 등의 주변적인 요소가 가수의 성공을 좌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중들은 가수라는 본질에 충실한 조건을 갖춘 사람을 원했다는 사실입니다.
둘째는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사회를 원하는 심리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샌델 교수가 쓴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이 철학적인 내용의 결코 쉬운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가 된 것을 두고 우리 국민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학벌이나 외모, 편파판정이 아닌 진짜 자기 실력으로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공정한 사회’를 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는 문화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스펙이 아닌 스토리란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스펙이란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회사에 제출하는 이력서에 들어가는 경력을 말합니다. 성적이나 해외연수, 인턴 경험, 그리고 토익점수 같은 것을 말이지요.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학생들은 좋은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스펙이 회사 취직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감동이 있는 이야기란 사실입니다.
‘슈퍼스타 K’를 보면서 사람들은 노래뿐만 아니라 허각의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마음이 움직였다는 사실입니다. 고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했지만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연습하고 또 연습하면서 이룬 성공은 충분히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지요. 우리가 미래 사회에 희망을 걸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잇기 때문입니다.
2007년 영국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를 통해 휴대전화 판매원에서 세계적인 스타로 주목받게 된 오페라가수 폴 로버트 포츠(Paul Robert Potts)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의 외모는 볼품없었고 어눌한 말투와 가난한 집안 형편, 거기다 어릴 적부터 숱한 따돌림을 받으며 고통의 나날들을 보낸 이 사람의 입에서는 천사같은 노래가 나왔습니다. 이 노래가 빛나는 것은 그에게는 바로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어려움은 미래에 나를 돋보이게 해줄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지금의 고통에 좌절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 나는 기적의 이야기를 쓰는 중이고, 나는 그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시는 분’임을 기억할 일입니다.(고전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