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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하여 -김희연

Admin 2010.12.12 00:09 Views : 2079

[교육 칼럼] 김희연
전 서울특별시교육청 장학사, 장학관. 
현 서울 정진학교 교장, 
은평감리교회 장로
우리나라에 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이 뿌리를 내린지도 어언 100여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도 대다수 사람들은 아직도 장애인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정부와 장애인 관련 단체 등에서 합동으로 대국민 홍보를 지속적으로 한 결과 장애인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많이 개선되어가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도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하여 장애인을 함께 살 수 없는 사람으로 여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장애인도 보통사람이다”라는 말은 지극히 당연한 말입니다. 이 말은 장애인과 일반인 간의 차이보다는 공통성을 강조하여, 이들 모두는 함께 부대끼면서 어울려 살아가야 할 운명적 존재라는 생각을 저변에 깔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장애인들이 일반인들과 함께 한 학교에서 공부하고, 한 동네에서 함께 놀며, 한 직장에서 함께 일하면서 한평생을 보내는 세상이야 말로 정말 아름답고 정의로운 사회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그러한 세상하고는 아직도 거리가 멀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장애인하면 무조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여기거나, 귀찮은 존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듯 합니다. 길을 가다 장애인을 만나면 보통 사람과는 다른 이상한 사람쯤으로 여기고 피해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저 애처로운 눈으로 불쌍한 눈빛으로 바라만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장애인을 보면 무조건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실제 상황에 직접 처했을 때는 선뜻 나서지 못하고 가능하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는 특수학교나 장애인 복지시설들이 들어서면 주변 아파트나 집값, 건물이나 땅값이 떨어진다고 죽기 살기로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몇 해 전 저는 서울특별시교육청에 근무할 때 특수교육 업무담당자로써 당시 특수학교 설립을 극구 반대하며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집단시위를 하던 여러 곳의 주민들을 설득시킬 때 겪은 가슴 아픈 여러 경험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극심한 님비현상의 주인공들이 요즘음도 TV나 신문 등 언론매체에 가끔 등장하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반대하던 모든 곳에 아름답고 쾌적한 교육환경을 잘 갖춘 특수학교들이 다 개교되어 장애학생들의 교육요람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반대하던 분들의 그런 기우나 걱정스런 현상은 한곳에서도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도리어 지역주민들의 협력속에 학교경영이 잘 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장애란 장애를 가진 당사자에게만 불편함을 줄뿐이지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장애아들도 한가정의 귀중한 아들, 딸이며 천부적인 인간존엄성을 지닌 하나의 귀중한 인격체들입니다. 장애를 가진 것 외에는 나나 우리와 다르지 않는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입니다.
감히 말씀 드리건데 이 세상에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은 언제든 어디서든 장애인이 될 수 있는 운명에 놓여있습니다. 장애를 입을 가능성은 그림자처럼 한시도 우리 곁을 떠난 적이 없고 앞으로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는 그것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장애에 관한한 나 자신도 그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 장애는 결코 남의 일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장애인은 누구나 될 수 있으며 우리 모두는 예비 장애인들입니다. 장애는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태어나서 질병, 사고, 환경 등의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후천적으로 장애를 가지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 장애인하면 지체부자유인 만을 먼저 연상하는데, 이 외에도 시각장애와 청각장애인, 발달장애를 수반하고 있는 정신지체장애인과 자폐성의 정서장애인, 언어장애인 등 여러 유형 등의 장애인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장애인들을 일반인들은 대부분 무능한 사람으로, 사회의 짐이 되는 그런 사람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들도 어려서부터 조기교육과 통합교육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장애특성과 능력에 따라 알맞은 교육과 재활훈련 및 사회적응을 위한 직업훈련 등을 체계적으로 꾸준하게 실시해 주기만 하면 자립할 수 있으며, 고상한 인격을 지닌 민주시민의 한 구성원으로서 일역을 담당하여 떳떳하게 충분히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제는 장애인들도 당당하게 사회로 진출하여 자기 능력에 알맞은 교육을 받고 훈련하여 자기 적성에 맞는 직업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건강한 일반인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합니다.
장애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고통은 개인이 가진 장애가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 차별적인 환경이 더 장애인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 환경의 장애를 제거해 나가기 위해서 정부당국에서는 “장애인 먼저 운동”이나 장애 체험 교육 등의 지속적인 전개와 TV, 신문 등 언론매체를 통한 홍보 활동과 각종 사회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감으로써 모든 국민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을 최대한 경주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장애인이 차별과 편견에서 해방되어 소외받지 않고 함께 사는 사회, 모든 국민들이 장애인을 정다운 이웃으로 생각하고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공부하며 능력에 따라 직업을 가지고 가족, 이웃, 지역사회 주민들과 함께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 장애인이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을 보장받는 그런 복지사회를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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